비박계 31명 탈당 선언…보수정당 최초 분당
황영철 "35명 동참 뜻 확인"…친박계 "지지 세력에 대한 배신"
2016-12-21 16:53:58 2016-12-21 16:53:58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비박(박근혜)계 의원 30여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당내 혼란이 보수 정당의 최초 분당 사태로 치닫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빠른 시일 내에 개혁적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해 당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의원 31명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을 열고 “오늘 우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회동에 참석한 33명 중 2명을 제외한 31명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당 결행은 12월 27일에 하겠다. 더 많은 의원의 동참을 호소하고 지역에 내려가 지역 당원과 주민께 우리 뜻을 전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다. 오늘 회동에 참석하지 못한 분 중에서도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들과 뜻을 함께하고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누리당 내 잠룡으로 불리는 인물 대부분이 사실상 당을 떠나게 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미 당을 떠났고,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탈당 의사를 밝혔다.
 
주호영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분당 준비위원장을 맡아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탈당한 이후 후속 탈당이 이뤄지면서 총 40여명이 탈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38명으로 이뤄진 국민의당을 넘어 원내 제3당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날 탈당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 중에 탈당을 결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의원도 있다. 강석호 의원은 이날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지만 뜻을 같이 하는 것과 탈당은 다른 문제라며 탈당은 안한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도 비박계와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출당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탈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가 탈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당장 친박(박근혜)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박계를 끌어안는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원내대표 선거 승리 이후 비상대책위원장 추천권을 넘겼지만 비박계는 유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비박계 탈당이 분위기를 타고 중도층 의원들이 연쇄 탈당할 경우 친박계 새누리당은 대구·경북 지역 정당으로 몰락할 수 있다. 당장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런 상황이다.
 
친박계는 비박계 탈당 선언에 당장 불쾌감을 나타냈다. 조원진 전 최고위원은 이날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지지 세력에 대한 배신”이라며 “대부분 3선 이상이다. 당에서 호가호위했던 사람들이 나가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이장우 전 최고위원도 “어차피 같은 당에 있으면서 혼란만 계속 부추겼던 분들이기 때문에 나가서 그분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비박계 탈당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섭섭하게 생각하고, 특히 유승민 의원 쪽에서 나와 일절 대화와 소통 없이 결정했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오후에 다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주류 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드렸지만 탈당 선언으로 그 권한을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권한대행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개혁적 비대위원장을 세워 당의 대통합과 근본적 혁신, 보수정권 창출을 위한 기반 마련 등 절체절명의 과제들을 책임 있게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비박계의 집단 탈당이 현실화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새누리당, 비박계 신당, 국민의당 등 원내 교섭단체 기준 4당 체제가 되면서 정국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다당제로 가능하지만 대선은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4당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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