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술자리가 많은 연말로 접어들며 숙취해소음료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CJ헬스케어의 컨디션과 그래미의 여명808,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등 제약사들이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최근에는 식음료업계의 시장 가세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링크아즈텍 기준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2005년 6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초기에는 제약업체들이 주류를 이뤘지만 식음료, 유통업체들이 숙취해소에 포맷을 맞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숙취해소와 상관관계라 할 수 있는 하이트진로음료는 숙취해소음료 '술 깨는 비밀'을 선보여 주류 외 음료사업의 주력 제품군으로 키우고 있다. 자몽 과즙을 함유해 부드러운 음용감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며 배변활동을 향상시키는 식이섬유를 첨가해 숙취해소는 물론 음주로 인해 더부룩해진 속을 진정시키는데도 좋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KGC인삼공사가 선보인 '정관장 369'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말 6년근 홍삼에 헛개나무·울금 등을 결합한 정관장 369를 출시했다. 3년여의 개발 및 임상시험 과정을 거쳐 특허 등록까지 마친 숙취해소음료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에 이어 내년 1월께 CU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라며 "올 들어 지난해 대비 일곱 배 정도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상쾌한'도 소리없는 강자다. 음료 형태는 아닌 음주 전 후 간편하게 찢어먹는 '환' 제형의 숙취해소 제품이다. 상쾌환은 숙취 해소 성분이 고농축된 '환'제형으로 숙취 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 및 배출을 동시에 도와준다. 특히 포켓 사이즈로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간편하고 기존 드링크형 숙취해소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지난 10월까지 누적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착즙주스 브랜드인 휴롬은 최근 '숙취해독주스'를 선보였다. 신선초와 청포도, 배를 저속으로 착즙해 만든 기능성 주스다. 주 재료인 신선초는 미나리과 채소로 베타카로틴, 칼콘, 쿠마린 등 건강에 유용한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고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우수해 간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팔도는 기존 비락 식혜 제품에 헛개열매를 첨가한 '비락 헛개식혜'를 최근 출시했다. 식혜음료에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기능 성원료를 더한 제품으로 헛개나무 열매 추출액이 4만 7000㎎ 이상이 함유돼 있다. 엿기름추출액과 멥쌀도 들어있어 헛개로 속도 풀고 식혜로 속도 채울 수 있는 기능성 음료다.
동원F&B가 수입하는 미국의 '지엔씨(GNC) 밀크씨슬'은 애주가들 사이에서 수입 숙취해소제도 조용히 입소문이 나고 있다. 밀크씨슬은 엉겅퀴과의 민들레과 식물로 씨가 간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어 200여년 전부터 유럽에서 섭취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젤리나 캔디 형태의 숙취해소제도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한국야쿠르트도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간건강 음료 '쿠퍼스 프리미엄'을 리뉴얼해 시장을 공략 중이며,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전국 매장에서 '울금500'이라는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면서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숙취해소 관련시장은 아직 제약사 중심의 드링크형 제품이 강세지만 다양한 기호의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이라며 "최근 정국 불안 속에 숙취해소제 시장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미래를 내다 본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GC인삼공사 '정관장 369'(왼쪽)와 하이트진로음료의 '술깨는 비밀'.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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