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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택 엇박자에 고민 깊어지는 제주
자체 규제 강화에 토지는 안정…정부 규제 피해간 주택은 과열
2016-11-30 16:17:41 2016-11-30 16:17:41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전국에 걸친 분양시장 침체 조짐에도 여전히 주택시장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도가 토지·주택 엇박자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 부동산 시장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꾸준한 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온 토지시장은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이며 안전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11.3 대책을 피해간 주택시장은 더욱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제주도 부동산은 투자수요의 성지로 불리며 황활을 지속했다. 특히 지속된 관광수요 증가와 중국자본 유입 등에 높은 투자수익률이 기대되며 땅값이 연일 치솟았다.
 
올해도 지난 1월 제주도의 공시지가는 1년새 27.77%가 오르며 전국 평균 5.08%5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도는 토지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지난 2월 토지분할제한책을 내놨다임야 등을 헐값에 매입해 여러필지로 분할시세차익을 노리는 기획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또 매년 9월 1일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취득한 농지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투자를 위한 불법행위를 근절하기로 했다이밖에 투기성 자료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및 토지거래 모니터링 강화로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같은 규제 강화에 최근 제주 토지시장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제주도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주 지역 토지거래 현황은 17257필지, 22271000로 직전 분기와 비교해 필지와 면적 모두 각각 16.2%, 25.8%씩 줄었다.
 
또 이달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최근 32개월새 최다인 91건을 기록하는가 하면, 30개월 넘도록 이어온 100% 이상 낙착가율 역시 97.5%로 하락했다경매로 넘어오기 전단계에 묻지마 투자식으로 미리 거래돼 경매 매물이 적었던 올 3분기까지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반면, 주택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이달 11.3부동산대책의 영향 범위를 피해가며 수도권 등에 몰렸던 투자 수요가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제주시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올해만 14% 상승한 1096만원을 기록하며 전국 상승률(3.87%)을 크게 상회했다.

 
꾸준한 자체 규제 노력에 안정화를 되찾은 토지시장과 달리, 정부 규제를 피해간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제주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도내 첫 재건축 아파트 해모로 리치힐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방문객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한진중공업
 
실제로 지난 17일 도내 첫 재건축 아파트인 해모로 리치힐은 평균 경쟁률 1301을 기록하며 많은 청약자들이 몰렸다. 그동안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서울 강남4구와 수도권 주요 지역이 최근 관망세로 돌아선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자체 규제를 통한 토지시장 안정화가 도내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되길 기대했지만, 분양시장을 겨냥한 정부차원 규제가 빗겨가면서 엉뚱하게 무풍지대로 몰린 셈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최근 정부에 분양권 전매제한과 정약 1순위 요건 강화를 정부에 건의하고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지사에게 투기 과열지구 지정권한을 부여하는 안도 준비 중이다.
 
자체적으로는 불법행위로 인한 전매차익 환수, 전매신고 절차 및 자격 요건 강화 등을 도입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또 이미 계획된 주택공급 시기를 앞당겨 시장 부작용을 최대한 피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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