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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주택구입, 상황 더 악화…"폭락은 피해야"
주택구매력 1년 전보다 5.4p 하락…"연착륙 위한 정책 뒷받침 필요"
2016-11-23 14:53:43 2016-11-23 14:53:43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현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대거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서민들의 주택 구입여력이 크게 약해졌다. 여기에 정부의 11.3 대책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증가, 미국발 경제 불안 등 시장 악재가 겹치면서 폭락도 우려되고 있다. 투기성 과열지구에 대한 조정은 필요하지만 폭락은 피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3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전국 아파트 주택구매력지수(HAI)는 117.2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2.6)보다 5.4p 떨어졌다. HAI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119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 4월 이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구매력지수는 중간 정도의 소득을 가진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 가격 정도의 주택을 구입할 때, 현재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주택구매력이 증가하고, 100을 밑돌면 반대를 뜻한다.
 
서울은 같은 기간 65.8에서 61.7로 4.1p 떨어지며 주택구매력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경기도 역시 87.4에 머물고 있다.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치로 보이는 것보다 서민들의 주택구입여력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388만원 수준이던 중위가구의 월소득은 올해 2분기 393만원으로 1.3%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2억7856만원에서 3억879만원으로 10.3%나 급등했다. 서울은 5억513만원에서 5억6292만원으로 11.4% 올랐다.
 
여기에 최근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부담이다. 지난 9월 1개 은행만 3%대 금리였지만 이달에는 6대 시중은행 모두 3%대를 돌파했다. 지난 2분기 2.7%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소득이 제자리지만 주택가격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서민의 주택구입여력이 악화되고 있다. 과열지구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유도로 가격 폭락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도 주택시장 암초라는 지적이다. 이미 가용할 수 있는 한도를 채운 가구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약세를 이어갈 경우 빚에 허덕이는 주택 구입자들이 물건을 쏟아낼 경우 가격 폭락을 부추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을 과열을 이어오고 있는 청약시장에 대한 옥죄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주택시장 폭락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대출금리 인상은 주택구입 여건을 크게 악화시킨다. 연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도입 예정이어서 주택 구입시 수요자의 부담은 더 늘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투기성 수요는 옥죄더라도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은 가능하도록 해 시장 연착륙을 유도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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