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위성곤 "박 대통령 탄핵, 국민운동 방식 필요"
입력 : 2016-11-25 14:21:20 수정 : 2016-11-25 14:21:20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이제 관심은 탄핵소추안 처리 과정에서 전체 300명의 국회의원 중 몇 명이 찬성할지에 모아진다. 탄핵안 가결 자체는 물론 이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인용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 사회를 보던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저도 한 말씀만 드리겠다”며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위 의원은 “(박 대통령) 탄핵이 국민운동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안 투표 과정에서 일부 친박근혜(친박)계 의원을 제외한 270여명을 모아 가결시킨다면 헌재 심판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이를 담보하기 위한 국민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정치인인 이상 국민운동 차원에서 탄핵안 가결 요구를 하게 되면 유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탄핵안 발의 서명과 찬성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위 의원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정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당이나 야당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야당 의석수를) 모두 합쳐도 171석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국민의 힘을 얻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탄핵 표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친분관계나 대의명분에 호소하는 방식으로는 강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위 의원의 생각이다. 그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개개인이 박근혜 정부 임기 동안 많은 비리가 일어났던 과정에서, 알았든지 몰랐든지간에 협조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며 “반성에 기초해서 탄핵 참여선언을 개별 의원들이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회는 물론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하는 그룹과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구질서를 옹호하는 의원으로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질서를 옹호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며 이는 국민운동 방식으로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치적 타협을 통해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40명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을 확보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대해서도 위 의원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탄핵안 가부 여부는 무기명 투표로 결정되는데 투표장에서 어떻게 변심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다. 그는 “일부 의원의 변심으로 탄핵안이 부결되면 정치권 전체가 무너지며 특히 야당은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가결 확률을 높이는 방법으로도, 탄핵 과정에서 국민들의 많은 이야기를 정책화시키는 데도 국민운동을 통한 탄핵 방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 중 270명,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압도적 다수가 탄핵을 결정하게 되면 헌재의 심판 일정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떠나 압도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면 헌재가 최종결정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헌재도 역사적 책무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이 이뤄지면 국정공백 부재상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같은 생각이 ‘광장의 민심과 정치제도권의 민심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도부의 방침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위 의원은 “큰 흐름에서는 동일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당장 결정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에 결정이 늦어지는 것이지만 총론에서는 같다는 것이다. 당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제안하자 많은 호응을 얻었다는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지도부 입장에서도 탄핵 찬성의원 240명 대까지 올라오면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불안할 수 있다”며 “210명 남짓의 의원만 확보해놓고 만일 일부가 변심해서 일이 틀어지면 전부 책임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말로 국민운동 방식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위 의원은 “관련 문제를 놓고 당에서도 시민단체와 시국회의를 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주 중 탄핵안 초안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논의 시점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전에 관련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26일 촛불집회가 분기점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 집회에는 전국적으로 200만명 이상이 참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집회 현장에서 탄핵안을 의원들에게 강제할 수 있는, 대부분이 관찰자 입장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들의 에너지가 국회와 결합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당이 그동안은 국민들보다 반 보 뒤에 있다 보니 욕을 먹었다”며 “당 지도부 입장에서, 내뱉은 말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하며 다른 야당들도 통 크게 끌어안고 가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한편 탄핵안 투표일을 놓고 위 의원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압도적인 탄핵 찬성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기회의가 예정된 날 중 언제 투표가 이뤄지냐에 관심을 모으기 전, 탄핵 찬성의원을 압도적 다수로 만들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내달 2일이나 9일이 아닌 그 사이에라도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는 압도적 다수를 모으지 못하면 정치적 상황이나 흐름, 판단에 따라 새누리당은 의원들이 당 차원에서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내 일부에서 탄핵과 개헌을 함께 추진하고자 하는데 대해서도 “개헌 여부는 국민들 사이에 논의 자체가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탄핵 정국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 상으로 국민들의 90% 이상이 박 대통령 퇴진과 직무에서 손을 떼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개헌을 조건으로 내걸고 협상하려는 듯한 태도는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보일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25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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