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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신흥시장, 임대료 6년간 동결 합의
소유주·임차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협약’
2016-11-08 15:03:24 2016-11-08 15:03:24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1970~1980년대 니트산업으로 이름을 날렸던 해방촌 신흥시장이 소유주와 임차인 사이에 6년간 임대료 동결 합의를 이뤄내며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서울시는 오는 10일 오후 7시 용산2가동 주민센터에서 시, 용산구, 신흥시장 건물 소유주, 임차인 등이 함께 ‘신흥시장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대학로, 인사동, 홍대, 북촌, 성수동 등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 대상 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소유주와 임차인간의 합의를 이뤄낸 것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신흥시장에 건물이나 토지를 갖고 있는 소유주 44명과 임차인 46명이 모두 동의해 임대료를 6년간 동결(물가상승분 반영)하기로 결정해 의미가 깊다. 이번 협약에 따라 임차인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년 창업인들은 임대료 상승의 부담 없이 계약일 기준으로 6년간 안정된 기반 위에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인정한 임차권리 보장기간 5년, 보증금·차임 인상 최대 9% 가능보다도 한결 강화된 조건이다.
시는 향후 소유주, 상인, 서울시, 용산구 등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협약의 안정적 유지와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공익변호사단 소속 마을 변호사·세무사와 구청 법률자문단의 자문 지원으로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나 법적 다툼이 생겼을 경우 중재하는 역할도 병행한다.
이로써 서울형 도시재생 선도지역 13곳 중 하나인 해방촌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걱정을 덜어내고 도시재생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해방촌 신흥시장은 한때 니트산업 활성화로 번성했지만, 지역산업 쇠퇴와 시설 노후화로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해방촌오거리시장이다.
해방촌은 지난 4월 국토부 도시재생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약 100억원의 공공지원을 투입해 지역역량강화사업, 앵커시설 확충 등 마중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흥시장은 이 중 8개 마중물 중 하나로, 시는 10억 원을 신흥시장의 물리적 환경 개선사업에 투입해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재 노후한 슬레이트 지붕철거, 도로정비 등 공사를 진행 중이다. 또 생활, 예술, 교육 콘텐츠를 접목해 신흥시장을 ‘해방 아트마켓’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고, 향후 시의회 의견청취, 행정기관 협의, 도시재생특별위원회·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초 해방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앞으로 신흥시장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모범적으로 실현한 도시재생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른 지역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7월 서울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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