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이 매섭다. 대형 LCD 패널과 차세대 8K 분야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TV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16일 시장조사기관 IHS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형 LCD(9인치 이상) 시장점유율은 2010년 4.7%에서 지난 2분기 25.9%로 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48.9%에서 35.4%로, 대만 업체들은 40.4%에서 35.2%로 하락했다. 한국과 대만이 잃어버린 점유율을 중국이 그대로 흡수하면서 디스플레이 지형 또한 한국·대만의 양강 구도에서 한국·대만·중국의 3강 구도로 재편됐다.
TCL 그룹 산하 CSOT는 지난달 11세대 LCD 생산라인 건립 계획을 밝혔다. 사진/뉴시스·신화
중국 업체들은 대형 LCD 패널에서의 영향력 키우기에 진력하고 있다. 향후 TV 시장이 대형 사이즈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란 확신에 따른 행보다. IHS는 50인치 이상의 TV 판매량이 올해 5181만대에서 2020년 7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40~49인치 TV 판매량도 8475만대에서 1억313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40인치 제품 판매량은 3079만대에서 2564만대로 위축될 전망이다.
TCL 그룹 자회사 CSOT와 BOE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CSOT는 지난달 2019년 7월 가동을 목표로 광둥성 선전에 11세대 패널 생산설비를 짓겠다고 밝혔다. 총 215억위안 규모의 투자 중 CSOT가 109억위안을, 삼성디스플레이가 21억위안을 조달한다. 65인치 이상 대형 LCD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주력으로 초대형 공공시설 디스플레이 등을 생산·판매한다. BOE는 지난해 12월 안휘성 허페이에 10.6세대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400억위안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BOE는 2018년 2분기부터 매달 9만장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은 고해상도 경쟁에도 적극적이다. 삼성과 LG가 각각 퀀텀닷과 OLED를 앞세워 화질경쟁을 주도하면서 4K급 화질에서는 한발 뒤쳐졌다는 판단에 따른 자성이다. 승부수는 8K로, 전세를 한 번에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노룩스, AUO 등 대만 업체들과도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BOE는 현재 65인치 8K 패널 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8인치, 110인치 8K급 TV 패널 시제품도 공개한 바 있다. 이노룩스와 AUO는 지난 8월 대만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각각 8K 패널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이노룩스는 10월 중 65인치 8K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출시하며, AUO는 4분기부터 8K TV용 패널 양산에 돌입한다. IHS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8K UHD TV가 보급되기 시작해 2020년 2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