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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비리로 실망과 충격…국민께 깊이 사과·책임 통감"
김수남 검찰총장 '청렴서약식' 열고 두번째 대국민 사과
2016-09-30 12:43:41 2016-09-30 12:43:4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최근 잇따른 검찰 비리 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진경준 전 검사장 사건 이후 검찰 비리와 관련한 두 번째 사과다.
 
김 총장은 30일 오전 10시 대검찰청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서 최근 일부 구성원의 연이은 비리로 정의로운 검찰을 바라는 국민들께 실망과 충격을 안겼다. 검찰의 명예도 바닥에 떨어졌다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들은 검찰이 그 누구보다 정의롭고 청렴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저 스스로도 우리 내부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고서는 검찰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어 공정과 청렴은 바로 우리 검찰조직의 존립 기반이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고, 청렴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열린 청렴서약식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을 맞아 검찰이 청렴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다잡기 위해 마련됐다. 검찰은 김영란법 집행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김 총장은 청탁금지법 시행은 청탁과 접대에 관한 의식과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새로운 시도라며 우리는 이 법의 시행을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아 법을 철저히 지키고, 법집행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 비밀이 없어서 청렴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청렴해야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다검찰 업무에서부터 개인적인 사교·접촉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해 이 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는 부분은 스스로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관련 비위행위에 대한 엄정한 징계양정기준을 마련하고, 검찰구성원의 비위에 대해서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검찰 회식 문화에 대해서도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회식이나 사교에 있어서도 검약과 절제를 통해 청탁금지법을 준수하는 건전한 풍토를 가꿔 나가야 한다“‘마당발식 불필요한 교류는 자제하고, 우리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소통이 필요한 사람들과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교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회식과 교제가 줄어든다면 그 만큼 자기계발은 물론 가정에도 보다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법 시행은 새롭고 바람직한 공직문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총장은 사건수리 및 처리절차 매뉴얼, 사건처리기준 등을 숙지해, 청탁금지법위반으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하고 기존에 뇌물죄나 배임수재죄로 처벌하지 못했던 공백을 보완하고 청렴문화의 정착을 위해 제정된 이 법의 취지를 살려, 뇌물죄 등 금품수수 관련 범죄에 대해서도 보다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만, 공직수행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부정청탁은 엄단해 나가되, 합리적인 소통과 민원은 충분히 보장할 수 있도록 관련절차를 더욱 정비하라고 주문했다
 
김 총장은 끝으로 복부비만인 사람이 내장과 혈관에 낀 지방을 걷어내지 않고는 건강한 신체를 되찾기 어렵다고 지적한 뒤 기름덩어리를 걷어내듯이 부정부패를 단호히 제거하지 않으면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면서 검찰의 청렴성 회복을 재차 강조했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청렴서약식에서 김수남 검찰총장이 '스폰서 의혹' 김형준 부장검사가 구속 되는 등 연이은 검찰 비리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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