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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제작 앱 '허점 투성이'···'예산낭비' 논란
'통학차량알리미' 등록차량 없어…'유치원알리미' 작동 안해
사용자들 "무엇을 알려준다는 지 몰라…쓸모 없다" 외면
2016-09-25 14:45:45 2016-09-27 18:56:45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교육부가 만들어 배포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들이 대부분 허점 투성인데다가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자들이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가 25일 교육부가 만들어 배포한 앱 통학차량알리미, 학교생활안전매뉴얼, 학교 알리미, 유치원 알리미 등을 살펴본 결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으며 문제점이 개선되기는 커녕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교육부가 4200여만원을 들여 개발해 지난 2014년 12월부터 제공한 통학차량알리미 앱은 어린이 통학 차량의 안전 강화를 위해 통학 차량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졌지만 등록된 차량도 검색이 되지 않았다.
 
앱을 다운받는 게시판에는 사용자들의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앱 사용자 오모씨는 "어떻게 이용하라는 건지, 실시간 차량위치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시설이나 차량에 관한 정보만 있다. 무엇을 알려준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학원 관계자인 조모씨도 "우리 학원 차량은 등록된 차량인데도 나오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앱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진/통학차량알리미 앱 캡쳐
 
지난해 3월 교육부가 안전대책의 하나로 출시한 학교생활안전매뉴얼 앱은 문제가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발생시 학생들에게 재난 사실과 대피를 안내하는 푸쉬업 기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더민주)은 "교육부는 제일 중요한 스마트폰 앱 푸쉬업 기능이 없는 안전앱을 만들어 놓고 개선 노력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며"한반도가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된 만큼 교육부는 재해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학교생활안전매뉴얼 앱은 교육부의 학생 강제 설치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5월까지 4만명이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유지했으나 부실한 관리와 무관심으로 실제 설치 사용자가 계속 감소해 현재는 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중·고 학생수가 611만4363명임을 고려한다면 약 0.33% 학생들만이 해당 앱을 설치한 셈이다. 앱 평가 점수도 5.0 만점에 2.0에 불과했다.
 
사진/학교생활안전매뉴얼 앱 캡쳐
 
이뿐만이 아니었다. 학생들에게 자연재난, 비상대피, 감염 및 중독 등 안전을 안내하기 위해서 만든 이 앱은 상식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사용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모씨는 "아이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될까 해서 설치했는데 식상한 매뉴얼 정보를 내놓고 있다. 이런 탁상정책 한심하다"면서 "실질적인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 김모씨도 "신고 기능도 쓸모 없고 위급할 때 매뉴얼만 봐서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1월20일 출시된 학교알리미 앱도 학부모의 알권리 보장과 교육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정보 부족'으로 외면받고 있다.
 
학부모 최모씨는 "최소한 내 아이의 반 현황과 담임의 알림장, 학교 소식 등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 세금만 아깝다"며 "시대에 맞는 행정이 되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윤모씨도 "학생 수랑 교사 수만 알려주고 다른 정보는 없다"며 "실용성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교육부 학교알리미 앱 해당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은 관심 갖고 있는 국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수업 계획 결과, 수업계획안, 교육과정, 입학전형 요강 등 단순히 학교현황 뿐만 아니라 학교 교육활동에 관한 다양한 내용 등이 탑재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업데이트나 앱스토어 리뷰 응대에 대해서는 "부족했던 것 같다.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동네 유치원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유치원알리미 앱도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용자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6살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는 "앱을 실행하면 흰 화면만 뜨고 아무것도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황당해 했다.
 
세종시에 사는 학부모 양모씨는 "세종시에 등록된 유치원을 알아보려고 앱을 깔았는데 등록된 유치원이 없다고 뜬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용자 임모씨도 "예전 기록들만 있어서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앱의 주요 기능은 알리미 소개, 유치원 조회, 유치원 비교 등이다.
 
유치원알리미 앱을 1년씩 유지할 때마다 예산 1680만원이 들지만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김 의원은 "교육부와 직속기관, 산하기관이 만든 스마트폰 앱이 부실하게 만들어지며 대부분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공공기관 앱 낭비를 방지할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학교생활안전매뉴얼·통학차량알리미 앱 캡쳐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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