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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리는 건설사 늘며 관리자만 증가
불확실한 전망 때문에 경력직 선호, 신규채용엔 인색
사업 분야별 인력 수급도 양극화…주택·건축↑토목·플랜트↓
2016-09-21 15:46:43 2016-09-21 15:46:43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 등 건설업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 탓에 적정 규모의 인력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직원을 뽑아 육성하는 대신 그때그때 경력직을 영입해 자리를 채우는 사례가 늘면서 관리직만 증가하다 보니 해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인력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21일 건설업체 인사 관리자 협의회 통계를 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건설사의 전체 인력 대비 평균 임원 비중은 3.0%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들의 평균 임원 비중이 0.92%인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직급별 구조를 보면 부장, 차장, 과장 등 관리자 직급은 꾸준히 증가한 반면 대리, 사원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장급 비중은 2011년 13.8%에서 2015년 17.0%, 차장은 22.6%에서 24.6%, 과장은 22.8%에서 24.6%로 각각 23.2%, 8.8%, 7.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리와 사원 비중은 각각 11.2%, 23.9% 감소했다. 특히 사원 비중 감소폭이 커 신입사원 채용이 꾸준히 줄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경기의 변동폭이 크고 전망이 불확실하다 보니 신규 인력 충원보다는 경력직 선호 현상 높아진 탓"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전체 건설업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건설업 비정규직의 안전사고 문제 등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73.0%였던 비정규직 비중은 2013년 71.9%까지 감소했지만 2014년 73.5%, 2015년 73.6%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에 비해 급여를 비롯해 각종 복지혜택이 적어 기업으로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와 함께 사업 분야별로도 인력 수급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주택이나 건축 분야 전문 인력은 몸값이 치솟고 있는 반면 토목이나 플랜트 분야는 오히려 일감을 찾는 근로자들이 증가하는 등 인력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견 건설사 현장소장 A씨는 "갈수록 정부 SOC 예산이 줄고 저유가로 해외플랜트 수주도 감소하고 있어 토목, 플랜트 일감이 많이 부족하다"며 "일반 기능공의 경우 주택이나 건축 쪽으로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관리자급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토목, 플랜트 분야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인력들까지 더해져 오히려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기업에게 인력의 적정 규모와 효율적인 인력 배분은 사업의 핵심적인 성공 요소라 할 수 있다"며 "건설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인력 관련 정보에 대한 분석과 활용 등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불확실한 전망으로 인해 신규채용 대신 경력직 수급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만리재고개 인근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노동자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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