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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들도 짐쌌다…30대그룹 1년새 484명 감소
삼성·두산·포스코·금호·현중 순…상무급이 직접 타격, 사장은 건재
2016-05-25 10:37:04 2016-05-25 17:55:59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구조조정 칼바람에 대기업 임원들도 대거 짐을 쌌다. 직장인의 꿈인 임원은 계약 형태인 까닭에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경우가 잦다. 구조조정에 직면할 경우 실적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해임 0순위에 오른다. 과도한 중압감 탓에 직장인들 사이에선 “만년 부장이 최고”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실제 30대그룹 임원 자리는 1년 새 484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CEO스코어가 분기보고서를 통해 30대그룹 계열사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16일 기준 임원 수는 9632명으로 전년 대비 484명(4.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전인 2015년 5월 30대그룹 임원 수는 1만116명으로 전년 대비 5명 감소하는데 그쳤었다.
 
그룹별로는 한화·롯데 등 13개 그룹이 267명 늘린 반면 삼성·두산 등 16개 그룹은 751명 줄였다. 임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으로 2502명에서 2128명으로 374명(-14.9%) 줄었다. 방산·화학계열사 매각 영향으로 100명가량 줄었고, 22개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12곳에서도 임원 자리가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128명 줄인 것을 비롯해 삼성SDI(29명)와 삼성중공업(26명)이 20명 이상, 삼성디스플레이(15명), 삼성전기(14명) 등도 10명 이상 감원했다.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두산도 임원 수가 433명에서 331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계열사 7곳 중 6곳에서 임원이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58명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두산중공업(13명)과 두산(11명), 두산엔진(10명) 등도 10명 이상 감소했다.
 
주요 그룹 임원 수 추이. 자료/CEO스코어
 
포스코와 금호아시아나가 나란히 53명 줄며 3, 4위를 차지했고 이어 현대중공업(41명), GS(30명), OCI(23명), 효성(18명), 한진(17명), KT(11명) 순으로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지난해 계열분리 등의 이슈가 있었다. 석화계열을 분리한 금호아시아나는 임원 수가 176명에서 123명으로 줄며 감소비율이 30.1%로 3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두산과 포스코, OCI 등이 15%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와 롯데는 지난해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계열사를 넘겨받는 빅딜로 30대그룹 중 임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화는 372명에서 437명으로 65명, 롯데도 47명 늘었다. SK(42명)도 40명 이상 늘었고, 대림(24명)과 하림(18명), CJ·현대백화점(각 17명), 미래에셋(13명) 등이 10명 이상 증가했다.
 
임원 중에서도 자리가 위태로운 쪽은 갓 별을 단 상무급이다. 상무급이 5865명에서 5615명으로 250명 줄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전무급과 부사장은 각각 58명, 15명 줄었다. 이에 반해 사장은 234명에서 242명으로 8명 늘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비상장 그룹인 부영은 제외됐다. 겸직 임원의 경우 1명으로 계산했고, 직급별 구분에서는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SK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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