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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 투자 '수확기' 돌입
휴대폰 이어 가전도 현지생산…원가절감 효과 기대
2016-09-12 17:50:15 2016-09-12 17:50:15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 거점화 전략이 무르익었다. 휴대폰에 이어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도 속속 현지 생산에 들어가 투자비용 회수기에 진입했다. 신규 매출은 물론, 원가인하 효과가 더해져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12일 “TV는 3월, 세탁기는 6월, 냉장고는 8월부터 각각 베트남 생산에 들어갔다”며 “원가인하 등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면서 3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착공한 베트남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 내 소비자가전 복합단지가 순차적으로 완공되며 가동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2020년까지 최대 2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공장 이전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태국의 TV 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했으며, 말레이시아의 TV용 LCD 공장도 옮기는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 가전 복합단지에서 약 1만5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응웬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2014년 10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직접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투자승인서를 전달하며 각별한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총 3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박닌성 제1휴대폰 공장과 타이응우옌성 제2휴대폰 공장을 각각 2011년과 2013년에 완공했다. 5억6000만달러 규모의 모바일 R&D센터도 지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억달러 규모 박닌성 모듈 공장의 일부 가동에 진입했고, 삼성전기는 타이응우옌성 휴대폰 부품 공장(12억3000만달러)을 설립했다. 업계는 이들 기업의 총 투자 계획이 78억달러(8조6600억원)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추가 증설분을 감안해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생산 거점화를 통해 효율성 증대 및 원가절감 효과를 노린다. 향후 AEC 및 TPP 출범에 따른 관세 효과도 겨냥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 월 최저임금은 155달러로 중국(262달러)보다 낮다. 매년 최저임금이 올라 기업 부담이 늘었지만 상승 폭은 제한적이다.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최저임금 인상률도 내년엔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다. 베트남 국가임금위원회는 7.3%의 인상안을 확정지었다. 이는 베트남에 최저임금이 도입된 1997년 이래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최근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3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가전사업으로 이를 만회할지도 주목된다. 리콜로 인한 손실 규모는 1조원대로 예상된다. 손실을 3분기와 4분기에 나눠도 부담이 적지 않다. 환율 하락세까지 겹쳐 실적 전망은 극히 어두워졌다. 가전 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와 디스플레이 원가 상승 등 부정요인이 있지만 베트남 투자 효과로 상쇄가 가능하다. 2분기 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이후 7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반도체도 최근 메모리 시황 회복세가 두드러져 호실적이 예상된다.
 
베트남 응웬 푸 쫑 당 서기장(왼쪽)이 2014년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투자 승인서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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