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분야에서 우뚝 선 중국 전자업체 화웨이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클라우드를 선택했다. 공격적인 영업과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로 선두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가 클라우드 분야에서 가격경쟁력과 과감한 투자라는 무기로 서양의 선두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클라우드컴퓨팅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장비와 운영체제 R&D에 매년 10억달러(1조1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화웨이의 종업원수는 17만명, 연구개발 인력만 8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관련 R&D 인력은 지난 2012년 3000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1만6000명으로 5배 넘게 늘었다.
화웨이의 궈핑 부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클라우드 분야의 선두가 될 것"이라며 "그럴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한 음악행사 모습. 이번 행사는 화웨이 후원으로 개최됐다. 사진/신화사
중국 정부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중국 정부가 정보 보안을 이유로 외국 업체의 장비 납품을 제한하면서 화웨이는 이미 중국 데이터센터 장비 분야의 강자가 됐다. 국내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 진출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협력하는 기업으로 낙인 찍고 화웨이의 통신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아마존, 페이스북,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등 최근 데이터센터 확대에 나서고 있는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에 대한 장비 납품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유럽과 아프리카 등 나머지 지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화웨이는 이미 이들 지역에 무선통신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러시아의 중앙은행 등이 화웨이의 고객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3950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60% 정도가 통신장비 분야다. 33%는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 제품 판매로 얻었다.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WSJ는 화웨이의 가장 큰 무기로 가격 경쟁력을 들었다. 올해 1분기 화웨이는 출하 기준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서버 장비를 팔았지만 관련 매출은 상위 5위에도 들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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