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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복지부, 이번엔 ‘청소녀 생리대’ 마찰 예상
서울시 지원사업에 복지부 "정부지침과 중복 피해 조정하라" 통보
2016-09-09 11:58:04 2016-09-09 14:45:43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청년활동 지원사업(청년수당) 문제로 법정까지 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가 이번엔 '청소녀 생리대 지원' 문제를 놓고 마찰이 예상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에 생리대 지원사업을 위한 사회복지제도 신설 협의를 신청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생리대 지원사업은 추석 전 저소득층 청소녀 9200명에게 생리대를 발송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복지부는 최근 추경 예산이 편성된 뒤 공문을 보내 "추후 내려갈 정부 지침과 중복되지 않도록 사업을 조정해서 다시 협의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시는 저소득 청소녀 생리대 지원사업의 대상자 확정 이후 생리대 배송 시기를 묻는 전화가 쇄도해 발송 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향후 정부지원방안이 확정되면 이번 지원과 중복되지 않게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시가 지원하는 청소녀 생리대는 국제인증을 받은 유기농 순면 커버로 중형·대형 사이즈로 제공된다. 시는 청소녀들을 배려해 상자 겉면에는 주소 외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 생리에 대한 기본정보와 생리대 사용법, 위생관리 방법 등의 정보를 담은 ‘성·건강수첩’(“달마다 내 몸에 날개를 달다”)를 함께 보낼 예정이다. 
 
시는 취약계층 청소녀들이 급하게 생리대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서울시내 지역아동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가출청소년 쉼터, 소녀 돌봄 약국, 시립 청소녀 건강센터 등에 생리대를 비치했다. 기관을 이용하는 청소녀들은 기관 담당자에게 생리대지원을 요청하면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시는 찾아가는 성·건강 교육인 ‘소녀들의 주치의’ 사업을 추진하고, 공공기관·기업과 함께 하는 캠페인을 통해 청소년들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지속적으로 환기할 계획이다. 
 
엄규숙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이번 사업은 청소년의 건강 기본권을 위해 긴급으로 지원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뉴욕시처럼 공중화장실에 비치하면 좋겠지만 예산 부족으로 그렇게 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시에서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세심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고민하고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추석 전 청소녀 9200명에게 발송하는 성리대와 성·건강수첩.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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