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7주년특집)퇴직연금 초기 시장은 은행 차지
불안한 노후 퇴직연금으로 준비하자..② 시장 쟁탈전 `불꽃`..은행,영업력으로 승부수
전체 시장 절반이상 차지..보험권과 각축전
국민銀, 선두 등극.."경쟁 치열해질 것"
입력 : 2009-11-10 10:00:00 수정 : 2009-11-12 19:09:11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지난 4월 이용득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우리은행에 복귀했다.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조 상임고문을 지내던 중 은행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용득씨는 우리은행의 전신(前身)인 상업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은 그를 신탁사업단 퇴직연금부문에 배치했다. <뉴스토마토 2009년4월16일자 "이용득 전 한노총 위원장, 우리銀 '컴백'" 참조>  한노총에서 근무할 당시 각 사업장과 맺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퇴직연금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신탁사업단 관계자는 "(그가)복귀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에 퇴직연금 설명회를 다니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 노동운동계 거물을 움직일 만큼 퇴직연금 시장은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대규모 사업장을 고객으로 끌어오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목마른 업계가 이런 시장을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다.
  
금융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지목했다. 이미 은행·보험·증권업계가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찌감치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은행권, 퇴직연금 시장 선두 등극
  
은행·보험·증권업계는 자웅을 겨루고 있다. 당초 퇴직연금 시장은 보험사들의 텃밭이었다. 퇴직연금이 퇴직보험의 '계보'를 잇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보험사들이 메리트를 갖고 있었다.
  
실제로 초기에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보험사들이 점유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권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지난 2006년말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시장의 54.1%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은행권의 시장점유율은 37.8%였다. 증권업계는 8.1%에 불과했다.
  
그러나 퇴직연금이 일반에 소개되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무렵, 은행권이 무섭게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말 보험업계과 은행권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0%와 40.5%로 집계됐다. 은행이 열세를 만회하고 보험업계와의 격차를 좁혀놨다.
 
이어 2008년에는 은행권이 권역별 선두자리를 탈환했다. 작년 은행권의 시장점유율은 47.8%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40.4%를 차지하는 데 그치며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약 2년6개월 만에 '2인자'로 물러났다.
 
이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 9월말 현재 은행권과 보험업계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52.5%와 35%로 조사됐다.
 
증권업계는 12.5%를 기록하며 두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다. 보험업계 입장에서는 은행권에 치명타를 맞고, 증권업계에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당한 셈이다.
 
◇ "은행권 선전은 예견됐던 일"
 
업계는 은행권의 풍부한 인력풀과 곳곳에 모세혈관처럼 뻗은 지점망의 위력이 시장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와 증권업계에 비해 영업 인프라가 탄탄히 구축돼있고, 퇴직연금 유치실적을 인사고과에 확대 반영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들에게 퇴직연금 시장은 '블루오션'이자 '레드오션'이다. 권역별로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은행들과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액 1위는 국민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은행·보험·증권업계를 통털어 살펴보면 삼성생명에 이어 2위다.
 
올 9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모두 9418억원. 하지만 지난 연말 국민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은행권 중에서 3위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나 올 6월을 기점으로 1위로 발돋움했다.
 
특히 확정기여형(DC형) 적립액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은 삼성생명을 뛰어넘고 있다. DC형은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해 그 성과를 퇴직금에 반영하는 형태로, 가입자들의 의사가 최대한 많이 반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명규 국민은행 퇴직연금사업부 기획팀장은 "선진국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확정급여(DB)형이 확정기여(DC)형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추세"라며 "국민은행의 브랜드가치를 최대한 활용해 계속 밀고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순위 싸움 의미 없다.."이제 시작"
 
하지만 아직 시장이 초기단계인 만큼 은행권 내부의 순위 다툼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은행권 퇴직연금 '빅3'로 꼽히는 국민·신한·우리은행의 적립금 순위는 뒤바뀌고 있다.
 
지난 연말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6960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각 5953억원과 55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분전으로 우리은행은 불과 10개월 만에 3위로 밀려났다. 올 10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8602억원. 신한은행은 904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은행권 퇴직연금 관계자는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대규모 사업장을 하나 잡으면 순위가 뒤바뀔 만큼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며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건 맞지만, 지금 상황에서 점유율을 따지는 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은행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선점효과'를 노리고 퇴직연금 영업을 좀더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의 옷을 벗어던진 산업은행도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상태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금융에 강점을 가진 산은의 노하우를 살려 퇴직연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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