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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중국의 사드 대응은 비상식적"
제재 조짐에 신경질적 반응…'여당이 외교마찰 조장' 지적도
2016-08-03 17:45:27 2016-08-03 17:45:27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의 제재 및 보복 조짐이 나타나는 데 대해 새누리당이 ‘비상식적인 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3일 발표한 ‘중국의 대국다운 면모를 기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적국의 도발로부터 영토를 지키기 위한 조치는 주권국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중국이 이처럼 비상식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방송제작사들이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후 한국과의 문화교류나 합작사업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촬영이 끝난 한국 연예인의 출연 장면을 편집 과정에서 삭제하거나 공동제작 계약까지 끝낸 프로그램에 대해 무기한 연기를 통보하는 식이다. 중국 정부가 이들 업체들에게 한국과의 교류를 자제할 것을 공문으로 지지한 바는 없지만 전화 통보 등 은밀한 방법을 통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도 사드에 반대하는 한국인의 칼럼을 연이어 게재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 대변인이 “대국은 함께 살아가는 국가들의 진심어린 경의를 받을 때 가능하다”며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지 대변인의 이날 논평은 한중 사이의 외교적 마찰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이 보이는 반응은 당연히 예상된 것인데 이에 대해 여당이 나서서 성명을 발표하면 갈등이 더 높아지는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국에 불만을 품게 된 중국을 설득해야 하는 집권 여당이 오히려 중국을 자극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대응은 당분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휴가 후 첫 국무회의에서 사드 반대 목소리를 '괴담과 유언비어'로 일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새누리당 박명재 사무총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의 사드 반대에 대해 “도둑이 들려고 해서 담을 쌓는데 이를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회동을 갖고 국회에 사드대책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새누리당에 제의하기로 했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사드문제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고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책임있게 논의하는 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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