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재현? 우려 커지는 역전세 공포
노원·강남권 등 전세가격 하락…입주 본격화 신도시 주변 우려 커져
2016-07-18 16:01:34 2016-07-18 16:01:34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집주인이 전세를 내놔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고,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가격이 하락하는 역전세난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올라 기존 전세계약 시점까지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향후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초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84.77㎡는 4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 초 4억8000만~5억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최대 5000만원 가량 가격이 내린 것이다. 전세 재계약 시점인 2년 전 4억원 수준에 계약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최근 몇 달 새 빠르게 가격이 빠지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원구 전셋값이 이처럼 크게 하락한 것은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저렴한 주변 경기 구리시와 의정부시에서 새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원구 중계동 그린타운 중개업소 관계자는 "중계동 일대 대부분 단지에서 2년 전과 비교해 84㎡기준 1억원 가까이 전세값이 올랐다. 재계약 시점에 오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인근 경기도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보다 가격이 싼 인근 구리 갈매지구나 의정부 민락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매매나 전세로 이동하는 수요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노원 뿐 아니라 위례신도시와 미사강변도시 등의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강남이나 서초, 강동 등의 전세가격도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7월 둘째주 강남과 서초 아파트 전세가격은 각각 0.18%와 0.10% 하락했다. 강동 역시 0.06% 떨어졌다.
 
실제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는 위례신도시 84㎡의 경우 전세물건은 4억원에 나와도 세입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반면, 인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84㎡의 전세 시세는 5억원 수준에 달해 기존 세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중개업소 모습. 주변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지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직은 일부지역에 한정됐지만 기존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지난 2008년과 같은 역전세난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8년 당시 9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5.5%나 하락했다. 금융위기 직전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과잉공급에 전셋값이 단기간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이에 세입자들은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이동했고,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는 집주인과의 갈등이 심화됐다.
 
특히 이번 역전세난 우려는 앞서 2008년 당시보다 공급물량이 더 많아 장기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08년 이전 3년간 전국 주택인허가실적은 148만9000여가구였지만, 지난해말 기준 최근 3년간 인허가실적은 15.5%가 많은 172만여가구에 이른다. 이들 물량의 입주가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공급물량이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당장 이사를 해야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않을 경우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입주물량이 늘어날수록 전세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새롭게 입주하는 지역들 주변 기존 전세시장의 큰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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