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오는 2018년 아시아 펀드패스포트(AFRP)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참여국의 실익 점검이 분주한 가운데 정부의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에 AFRP 펀드를 설정해 팔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4일 '국제자본시장리뷰' 발간을 기념해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방안의 주요 내용과 향후 과제'를 발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시아 펀드패스포트의 성공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가 대내적으로 투자효율성 증진과 투자수요 기반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에 주력해야 하고 대외적으로도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해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재칠 연구위원은 "정부가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관련 국내 법령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FRP 방안과 국내 자본시장법 차이로 인해 현재로서는 국내 운용사들이 AFRP 펀드를 설정하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란 얘기다. 정부의 개방형 판매채널 확대와 자산관리·투자자문 서비스 확충 등의 제도개선도 조속히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AFRP 펀드의 운용업자 요건과 투자운용 규제는 국내 현행 조건보다 훨씬 깐깐한 편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테면 과거 15년 중 10년 이상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금융서비스 관련 경험이 있어야 하고 최소 자본금도 100만 달러(총 운용자산(AUM)이 늘면 자본금이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구조)에 달하는 등 현재 운용업계에 적용되는 요건보다 강하다"며 "트렉레코드가 없는 신생 운용사는 접근조차 불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 요건만 갖추면 AFRP 펀드 설정과 등록절차가 현행 역외펀드 승인, 등록절차보다 간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펀드패스포트 제도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AFRP 양해각서(MOC)에 따르면 판매국에 허용한 약식승인 방식에 의해 등록신청 완료 후 최소 21일이면 곧바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다. 최소 수개월의 기간과 많은 비용이 드는 역외펀드 등록신청 과정과 대조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9월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 도입을 결정, 지난 4월 말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 함께 MOC에 서명했고 지난달 30일 발효됐다. 아시아 역내 펀드판매 공통규범을 마련해 교차판매를 허용하는 이 제도는 2000년 초반부터 도입논의가 시작됐지만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란 우려에 논의를 미뤄왔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 지역 간 다양한 펀드패스포트 제도 시행으로 아시아 역내 펀드시장의 통합 내지 블록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제적 추세에 뒤쳐진다고 판단한 정부와 업계가 안주할 수 없다고 보고 참여를 결정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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