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펀드패스포트 도입 득실 의견 '팽팽'
설명회서 이견 재점화…황영기 "제도보완 과정서 주도해야"
2016-06-02 16:25:37 2016-06-02 16:25:37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 적용을 2년여 앞둔 가운데 정부와 자본시장 간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아시아 역내 펀드판매 공통규범을 마련해 교차판매를 허용하는 이 제도는 지난 2000년부터 도입 논의가 시작됐지만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우려로 지지부진해오다 지난해 9월 참여를 결정하면서 현재 후속과정에 있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재무라인 고위정책자 회의에서 아시아 펀드패스포트를 확대하기 위해 APEC 회원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가까지 추가 참여를 독려하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의 펀드패스포트 제도 도입과 관련한 의견 수렴 당시 찬성으로 가닥이 잡힌 결과다. 지난 4월 말 한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가 양해각서에 서명했고 오는 30일부터 발효된다. 금융위원회는 내달부터 법령·제도 정비에 나선다. 2018년 아시아 펀드패스포트가 본격 시행되면 투자자에게는 다양한 펀드투자 기회가 폭넓게 제공되고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설명회에서는 여전한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 도입으로 오히려 해외펀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열린 설명회에서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역외펀드 판매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펀드 시장 규모보다 1~7% 정도 해외 펀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은 오히려 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해외펀드 판매가 용이해졌기 때문에 늘어난 것으로 실질적인 수요는 제한적인데다 투자 효율성만 보면 국내 운용업계가 잠식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용석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장도 제도 도입 후 업계가 긴장감 없이 대응에 나섰다간 국내 자본시장 전체가 도태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적인 펀드 경쟁력 강화와 펀드규제의 국제적 적합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참여국가"라며 "상대적으로 변동성과 수익기회가 큰 호주의 맥쿼리나 일본의 노무라에 국내 점유율을 상당부분 내어줄 경우 모든 득은 실에 상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펀드패스포트 제도는 체결국 간 공통의 펀드 등록·판매 규정을 마련하고 역내 국가 간 펀드를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펀드 무역 자율화와도 같은 조치다. 하반기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 개정을 거쳐 2018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업계와 전문가가 함께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내 자산운용산업의 펀드 패스포트 활용 전략을 모색할 방침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아시아 펀드패스포트 제도 도입은 국가간 합의 사안인 만큼 돌이킬 수도 없다. 호불호를 떠나 시대적 사명으로 보고 도입까지의 일련의 과정에서 업계는 미완의 숙제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록 절차나 공식 언어, 소비자 보호 확보, 세금 문제 등 앞으로 제도적인 부분을 보완해 가는 과정에서 수비적으로 내주기만 할 게 아니라 주도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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