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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끊이지 않는 유해물질 논란
코웨이, 1년 전 발견하고도 침묵…인체에는 무해?
가습기살균제, 공기청정기에 이어 정수기까지…소비자 불안 급증
2016-07-04 16:53:39 2016-07-04 16:54:12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내 정수기 시장 1위인 코웨이(021240)가 4일 자사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성분인 니켈이 검출된 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가습기살균제, 공기청정기에 이어 정수기까지 유해물질 논란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졌다.
 
코웨이는 4일 김동현 대표이사 및 임직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당사 일부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 발생 가능성 및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뒤 “필요한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코웨이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일반가정 등에 설치된 얼음정수기 3종(CHPI-380N·CPI-380N, CHPCI-430N, CPSI-370N) 중 일부 제품에서 내부부품이 박리돼 니켈 등 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7월 최초 인지했다. 그럼에도 1년간 이를 침묵했고, 3일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자 급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코웨이는 “외부 전문가 조언 등 다방면의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해당 정수기 음용수에서 발생 가능한 수준이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했다”며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해당 제품 사용 고객 대상으로 사전점검과 A/S 기사의 방문, 입고 수리, 제품 교환 등의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8만7000여 계정의 97% 이상 개선 서비스 진행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문제 인지 후 1년 가까이 은폐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해당 물질의 인체 무해성 여부와 신속한 처리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는 해명과 함께 “고객들이 느낄 불안감과 회사에 대한 실망감에 대해 충분히 고려치 못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정기적 방문을 통해 신속하게 개선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책임있는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개선 조치가 완료된 제품은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지만, 고객들이 원한다면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고 해약을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바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웨이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일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은 남아있다. 회사는 니켈 검출 사실을 지난해 7월 초에 인지했지만 해당 제품들은 12월 말까지 판매가 계속됐다.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한 셈이다. 음용의 문제라 심각성은 더하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또 코웨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2007년 자료 등을 인용해 “니켈은 내장 흡수율이 매우 낮고 쉽게 배설된다. 식품이나 음용수로 섭취했을 경우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인체에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니켈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공인한 ‘인체발암 가능물질’에 속하며, 국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규정된 9개 발암성 물질의 하나다. 코웨이 주장대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사한 기능을 가진 다른 정수기의 안전성 여부도 관심이다. 코웨이 측은 “문제가 된 세 제품은 얼음을 만드는 과정이 다른 제품들과 다르다”며 “다른 제품들에게는 이와 같은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논란으로 코웨이 주가는 6.98% 급락하며 시장의 불안을 입증했다.
 
옥타이리소시아콜론(OIT)이 검출된 쿠쿠전자의 ‘인앤아웃 에어’(좌)와 대유위니아의 ‘에어워셔 스마트’(우) 공기청정기의 모습이다. LG전자는 ‘과거 제품에서 발생했다’는 이유로 제품사진 제공을 거부했다. 사진/쿠쿠전자·대유위니아
 
앞서 지난달 중순에는 공기청정기가 유해필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논란이 된 성분은 옥타이리소시아콜론(OIT)으로, 호흡기를 통해 지속 흡입할 경우 ‘폐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어 2014년 환경부가 유해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OIT가 검출된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는 “환경부 기준치보다 낮아 인체에 해가 없다”면서 고객이 원할 경우 필터를 무상교체해 주기로 했다. LG전자 역시 “현재 판매하는 제품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과거 제품에서 소량이 검출돼 고객이 원할 경우 필터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논란 등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시중에 유통되는 각종 방향제, 탈취제, 합성세제, 표백제 등 16종의 생활화학용품에 대한 유해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달 중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결과에 따라 해당 업계에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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