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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근 "4대강 사업, 국민 세금만 거덜 내고 끝난 사업"
10년 동안 '4대강 저격수' 역할…"수질악화 가장 큰 문제, 녹조 발생시기 빨라지고 길어져"
"정부와 날 세우며 합리적인 대안 마련 위해 노력"
2016-06-29 10:40:56 2016-06-30 14:02:33
[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4대강이 녹조와 부영양화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 때문에 신음을 앓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예산 낭비 등 문제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4대강 사업 초기부터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 저격수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지난 달 하천학회의 회장직을 맡은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실시할 때 정부에서는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의 4대강을 살펴보면 완전히 반대의 모습이라며 사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특히 몇년전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녹조로 인해 4대강이 부영양화가 되면서 더이상 하천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강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시급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6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 출정식에서 발표한 대운하 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박 교수의 4대강 사업 반대가 어느 덧 10년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달라진 것이 없고 오히려 점점 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피해들만 속출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5월 4대강 사업에 대해 함께 쓴소리를 해오던 하천학회의 학회장직을 맡으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며 "지금까지 보다도 더 정부와 날을 세우고 비판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토론을 진행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지금까지 보다도 더 정부와 날을 세우고 비판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토론을 진행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하 일문일답 
 
-'4대강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한 것으로 안다. 어떤 계기로 반대를 하게 됐나.
2002년 태풍 루사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가 쑥대밭이 됐다. 그 당시 속초에 있었는데 너무 황당한 홍수를 봤다. 그 이후 강원도 수해현장을 6개월간 다녔다. 그 때부터 우리나라가 수자원정책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갖고 정부정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게 아닌 다른 각도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06년 8월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이명박씨가 프레스센터 21층 국제회의장에서 한반도 대운하 걸개그림을 걸어놓고 출정식 하는 자리에 갔다. 그 자리에서 대운하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간 말도 안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그해 9월부터 낙동강을 시작으로 현장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2월말부터 4대강 일제조사를 실시하면서 본격적으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4대강 사업의 폐해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한가.
아무래도 수질악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당초 4대강 사업을 실시할 때 정부에서는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4대강을 살펴보면 완전히 반대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녹조다. 4대강 사업이후 녹조가 2012년부터 5년 연속 발생하고 있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발생한 기간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는 녹조가 5월17일에 발생했는데 작년에 비해 15일에서 20일 정도 더 빨리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 봤을때 시간이 지날수록 녹조가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강도도 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질악화의 대표적 사례가 녹조라고 하는데 녹조가 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녹조가 발생하면 물속에 산소농도가 낮아져 수생태계를 황폐화 시킨다. 현재 4대강에 용존산소계를 집어넣으면 수심 4~5m의 용존산소가 4ppm 정도 된다. 이 정도면 물고기사 살수는 있지만 활동 등이 줄어들고 호흡이 힘든 산소상태다. 수심이 8~9m 정도가 되면 무산소층이 된다. 물고기 등 수생물이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바닥에는 시궁창 냄새가 나는 뻘들로 코팅이 되면서 물고기들이 먹고 살 것이 없어지게 됐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하천의 생태계가 절멸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11일 낙동강의 어부 20~30명과 김해 대동선착장에서 간담회를 실시하고 얘기를 들어본 결과 그물을 치면 물고기가 잡히긴 하는데 그물이 깊은 수심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면 물고기들이 죽은채로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질이 악화되면서 치어들이 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성어들 중에서도 면역력이 강한 것들만 살아남아 물고기를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강바닥에는 오염물일이 더 쌓이고 부영양화가 심해져 점점 더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 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강이 더이상 강이 아니고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학과 교수가 지난 17일 뉴스토마토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녹조로 인한 4대강의 피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그 중 낙동강 유역의 녹조에 대해 문제제기가 많다. 왜인가.
핵심만 얘기하자면 녹조로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느냐 안하느냐다. 먼저 금강과 영산강은 그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다. 한강은 식수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팔당과 잠실보 상류지역에서 식수를 취수하는데 녹조는 주로 잠실보 하류지역에서 생긴다. 하지만 낙동강은 영남지역 1300만명이 식수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문제가 제기 되는 것이다. 만약 낙동강과 같은 사태가 한강에서 발생했다면 국민들이건 정치권이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낙동강은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아무도 얘기를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질이 그렇게 악화되고 엉망이 되고 있는데도 말 한마디 없다. 과거 대구에서 위천공단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부산과 경남에서 야단이 났다. 대구에서 위천공단에서 나오는 폐수를 깨끗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큰 반대에 부딪혔었다. 그때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지금은 부산과 경남은 물론 대구와 경북도 아무말이 없다. 이것이 사회학적으로 학자들이 볼 때 할 수 있는 상황인지 궁금하다. 결국 정치적인 논리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돼야하는데 개인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한 관행 때문에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수질오염 외에도 한국수자원공사가 떠안은 부채폭탄도 4대강의 큰 문제로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수공이 사업의 30%를, 정부가 70%를 출자한 것으로 안다. 이로 인해 수자원공사가 8조원이라는 부채를 떠안게 됐다. 그 중 일부를 정부가 부담하기로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비록 청와대나 정치권의 압력으로 잘못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진 부채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가 부담하는 부분은 국민의 세금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국민세금을 거덜 내 놓고도 말이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을 하면서 1157명 정도가 훈·포장을 받았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88올림픽 이후 최대로 기억한다. 그중 수자원공사가 100명 가량 되는 것으로 기억한다. 수자원공사에서 그정도 받았으면 누군가가 나와서 사과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의 공기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결국은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세금만 거덜 내고 끝난 사업이었다.
 
-정부의 잘못된 하천정책에 대해 함께 쓴소리를 했던 하천학회의 회장직을 최근 맡은 것으로 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하천학회장이 된 것이 지난 5월이다. 상투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조금 더 정부와 날을 세우면서 비판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 등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하천이나 토목 관련 학회가 정부의 정책을 홍보하고 옹호하는 것에 반해 하천학회에서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펼칠 때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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