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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씹을 때 '찌릿' 치아균열 의심
중년 남성에 빈번…방치시 세균 침투·발치까지
2016-06-29 06:00:00 2016-06-29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김모(42)씨는 오징어를 씹다가 갑작스런 치통을 느꼈다. 한번도 치아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치통을 대수롭게 않게 여겼다. 그날 이후로 점점 통증 강도가 강해져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그는 치아균열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치아균열증후군이란 치아에 가느다란 금이 가서 시큰거리거나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치아의 금은 오랜 기간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젊어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중년층에 접어들어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따라서 튼튼한 치아를 가지고 있다고 방심하지 말고 질기고 단단한 음식 섭취를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금이 가는 대부분의 원인은 치아에 과도한 힘을 주기 때문이다. 단단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치아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다. 40∼50대 중년 남성이나 밤에 이갈이를 심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치아 균열이 잘 생긴다. 수면 중 이갈이 습관을 가진 사람도 평소 씹는 힘보다 2~3배 더 많은 힘이 들어가 발병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치아균열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음식을 씹을 때 예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금이 간 곳이 더욱 벌어져 신경까지 자극이 가해질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시큰거리는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찬물이나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만 종종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초기에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예리한 통증이 심해지고 반복돼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잖다. 
 
뼈의 금은 자연적으로 붙지만 한번 생긴 치아의 금은 결코 다시 붙지 않으므로 예방만이 최선이다. 방치하면 균열이 더 심해져 치아가 깨질 수 있고 치근으로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진행되면 발치까지 악화될  수 있다. 
 
치아균열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간단하고 예후가 좋기 때문에 찌릿한 통증이 생기면 치아의 금을 의심해 치과 검진을 서둘러 받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치아의 금은 X-ray에서 나타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강한 빛을 투시해서 보는 광선투시검사, 색소약을 칠해서 보는 염색검사로 발견할 수 있다. 신경부분 손상까지 정밀하게 보는 현미경 검사까지 실시하면 보다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는 금이 치근 쪽으로 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크라운 치료를 시행한다. 크라운 치료는 치아를 완전히 덮어씌워 치아가 벌어지거나 쪼개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세균이 침투해 신경조직에 염증이 생긴 경우 신경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현재는 치과 치료에 미세현미경이 도입돼 시술 부위를 20배 이상 확대해 보게 되면서 정확한 진단 및 섬세한 치료에 도움이 되고 있다.
 
치아균열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에 질기고 단단한 음식은 잘게 해서 천천히 씹어먹는 게 좋다. 잘게 만들어 먹거나 가능한 여러 번 씹어 삼켜야 한다. 식사를 천천히 하고 치아에 과도한 힘을 줄이는 게 좋다. 한 쪽으로만 씹는 습관을 고쳐 양쪽으로 골고루 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집중하거나 운동할 때 이를 악 무는 습관을 살펴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 이갈이 습관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교정이 필요하다. 
 
이진규 강동경희대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시큰거리고 찌릿한 통증을 오래 방치하면 치근까지 금이 진행돼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치아의 금이 더 깊게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치아균열증후근은 치아에 금이 가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아의 금이 더 깊게 진행되기 전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에 과도하게 힘을 주는 딱딱한 음식을 피해야 한다. (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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