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주인 없는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이야기는 대중에게 익숙한 구전설화다. 유승호가 주연을 맡은 신작 '봉이 김선달'은 이 김선달을 영웅으로 변신시키며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청나라 노예로 끌려가 전쟁터의 화살받이 노릇을 했던 김선달(유승호 분)은 우연히 보원(고창석 분)과 견이(김민석 분)을 만난다. 목숨을 부지하며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조선으로 돌아온 뒤 닭을 봉황으로 둔갑시켜 3000냥을 버는가 하면, 희대의 미녀로 변신해 사기를 치고, 심지어 임금으로 사칭해 금괴를 훔치기도 한다.
조금씩 판의 크기를 넓혀가던 이들은 독점으로 인해 값이 급상승하는 담파고(담배)를 훔친다. 계획대로 진행되던 차 누군가의 밀고로 담파고의 주인이자 강력한 돈과 권력을 쥔 성대련(조재현 분)과 맞붙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견이가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견이를 피붙이나 다름없이 여겼던 김선달은 성대련에게 복수를 꿈꾼다.
영화 '봉이 김선달'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군 전역 후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으로 이름값을 높인 유승호가 타이틀롤로 나선다. 능청맞고 유쾌한 얼굴로 스크린을 채우는데, 영화는 지나치게 유승호에게만 의존한다. 유승호의 매력을 한껏 높이는 데는 성공하지만 그뿐이다. 종종 구사하는 유머 역시 수준이 높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전형적인 코미디 장르의 형식을 따르지만 큰 웃음을 안기지는 못한다.
고창석은 늘 잘해왔던 역할로 다시 한 번 '봉이 김선달'에 나온다. '고창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번 영화에서도 활용된다.다만 영화는 그가 연기한 보원을 김선달의 조력자 그 이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윤보살로 나오는 라미란 역시 장치적인 역할에 그치고 만다.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라는 '숙성된 재료'를 두고도 '좋은 요리'로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엑소 시우민으로 잘 알려진 김민석 역시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후반부 대동강을 이용한 사기판은 다소 억지스럽다. 임금까지 등장하는 대목은 특히 크게 공감가지 않는다. 결국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에필로그까지, 스토리와 메시지, 캐릭터 어느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주긴 힘들어 보인다. 갑작스럽게 생겨나는 규영(서예지 분)과 김선달의 러브라인도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유승호와 시우민을 좋아하는 팬들 입장에서는 즐거운 2시간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유승호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스크린을 종횡무진하고, 고창석과 라미란이 웃음을 담당하며, 김민석이 연기에 도전하지만 올 여름을 강타할 코미디 영화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상영시간은 121분, 7월6일 개봉한다.
영화 '봉이 김선달'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플러스(+) 별점 포인트
▲ 어디서든 명불허전 연기를 보인 조재현 : ★★★★
▲ 유승호의 종횡무진 변신쇼 : ★★★
▲ 100점짜리 유승호의 미소 : ★★★
▲ 서예지의 화사한 미모 : ★★
▲ 초반부 스피디한 속도감 : ★★
◇마이너스(-) 별점 포인트
▲ 진부하고 뻔한 유머코드 : ☆☆☆☆
▲ 연기 잘하는 고창석과 라미란 활용법 : ☆☆☆☆
▲ 억지스럽게 여겨지는 대동강 사기극 : ☆☆☆☆
▲ 지나치게 유승호에게만 의존한 구성 : ☆☆☆
▲ 김민석의 다소 어색한 연기 : ☆☆
▲ 있으나 마나 했던 에필로그 : ☆☆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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