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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 라미란과 김선영, 사람 냄새 나는 두 여배우
2015-12-15 14:35:46 2015-12-15 14:35:46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배우 라미란과 김선영이 주목받고 있다. 두 여배우는 가족극의 형태를 띤 이 드라마에서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일등공신들이다. 라미란과 김선영은 때로는 강렬한 웃음을 안기고, 때로는 눈물샘을 자극한다. 두 여배우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라는 '응팔'의 큰 틀 밖에서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극 중 라미란은 김성균의 아내이자 김정환(류준열 분)의 엄마인 라미란을 연기한다. 이전 시리즈에서 성동일과 이일화가 중심축을 잡았다면, '응팔'에서는 라미란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에 출연 중인 김선영과 라미란. 사진/CJ E&M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을 이어가다 우연찮게 복권당첨으로 졸부가 된 라미란은 쌍문동 골목길의 이웃들에게 항상 뭔가를 퍼준다. 이웃이 필요로 할 때마다 돈을 주고, 부유층이나 즐겼던 '스파게티'나 '함박스테이크'를 항상 주위와 나눠 먹는다. 때론 까칠한 말투와 무심한 표정으로 식구들을 휘어잡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따뜻하다.
 
이일화, 김선영과 모여 앉아 남편의 잠자리 능력을 비하하는 야한 농담을 서슴없이 던질 때는 미소가 번지며, 심장수술을 하는 아들 정봉(안재홍 분)에게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해"라며 뒤돌아 설 때는 같이 눈물을 흘리게 한다. 한 인물 속 다양한 역할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는 라미란이다.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하고 약 2년간 극단생활을 한 후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로 데뷔한 라미란은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내공을 쌓았다.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서는 안방 마님으로서 작품이 장수하는 데 공을 세웠으며, 최근 영화 '히말라야'에서는 또 한 번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단한 경험을 토대로 그는 매회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드라마가 발견한 중견 배우는 김선영이다. 그는 극 중 수년 전 남편을 잃었음에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활기를 띠는 선우 엄마 김선영을 연기한다. 농담을 할 때는 누구보다도 발랄하고, 아들과는 비밀 하나 없이 친구처럼 지낸다. 노래 '아파트'가 흘러나오면 가장 먼저 일어나 흥을 돋우는 여자이기도 하다.
 
반대로 눈물을 흘릴 때는 우리네 어머니처럼 서글피 운다. 남편이 죽은 게 꼭 제 탓인 것 같아 시어머니의 갖은 홀대를 참은 뒤 남몰래 눈물을 쏟고, 아들에게 브랜드 운동화 하나 사다주지 못해 가슴 아파한다. 그렇게 가진 것 없이 힘들지만, 아내를 잃은 택(박보검 분)이 아빠(최무성 분)가 다쳤을 때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병간호를 한다. 따뜻한 인간미가 있어 김선영이 눈물을 흘릴 때 특히 애잔함이 증폭된다.
 
한림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26세에 '연극이 끝난 후에'로 무대에 서기 시작한 김선영은 10년 넘게 대학로를 누빈 실력파 연기자다. 2005년 '잠복근무'로 데뷔했으며, '위험한 상견례','몬스터','국제시장', '서부전선' 등 각종 영화에 출연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발하고 있는 김선영이야말로 '응팔'에서 놓쳐서는 안 될 존재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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