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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지난해 해외매출 급감… 수출경제 ‘빨간불’
유가하락·공급과잉 탓… 감소율 에쓰오일·효성·롯데·GS순
2016-06-22 09:55:49 2016-06-22 09:55:49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30대 그룹의 지난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더 큰 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IT와 에너지, 조선·철강 등 수출 주력 산업이 저유가와 중국발 공급과잉, 저성장 기조 등으로 침체되며 30대 그룹 중 20곳의 해외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삼성, SK, LG 등 재계 ‘빅4’중에서도 현대차를 제외한 3곳의 해외 매출이 감소했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1022개 계열사의 최근 2년 간 국내·외 매출(개별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매출은 1231조3000억원으로 전년 1314조1000억원 대비 82조8000억원(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해외 매출의 감소폭이 국내보다 훨씬 컸다. 해외 매출은 2014년 633조6000억원에서 586조4000억원으로 47조2000억원(7.4%) 줄었다. 국내 매출은 680조5000억원에서 644조8000억원으로 35조6000억원(5.2%) 감소했다.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11조6000억원 더 줄어든 것이다.
 
그룹별로도 해외 매출이 없는 부영과 전년 비교가 어려운 하림을 제외한 28개 그룹 중 20곳(71.4%)의 해외 매출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의 해외 매출 비중도 48.2%에서 47.6%로 0.6%포인트 하락했다.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이 동반 하락한 곳도 13곳(46.4%)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해외 매출은 해외 법인 매출,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 매출 가운데 각 기업이 자체 기준에 따라 해외 부문 매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한 수치를 집계했다. 
 
해외 매출 감소는 에쓰오일, 효성, GS, 현대중공업 등 에너지와 전기, 중공업 관련 수출 주력 기업들이 유가하락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해외 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에쓰오일로 17조6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40.8% 급감했다. 이어 효성(36.9%)과 롯데(-25.4%), GS(-22.5%)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LS(-16.8%)와 KCC(-16%), 현대중공업(-13.6%), 영풍(-10%), 금호아시아나(-9.6%), 대림(-9.3%)이 그 뒤를 이었다.
 
감소 금액은 삼성이 16조8000억원(-8.9%)으로 가장 컸고 GS와 에쓰오일이 7조원대였다. 현대중공업, SK, 포스코, 효성, 롯데, LG 등도 해외매출이 최대 5조원 줄었다. 재계 빅4 중에서는 현대차만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해외 매출이 2.3% 늘었고 삼성, SK(-6.4%), LG(-2%)는 모두 감소했다.
 
반면 내수 중심인 신세계(768.2%), 현대백화점(172.9%), 미래에셋(108.8%) 등은 액수는 적었지만 증가율은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신세계는 해외 매출 비중이 0.1%에 불과하고 현대백화점(4.8%)과 미래에셋(3.7%)도 최대 5%를 넘지 않는다.
 
한화도 삼성과의 빅딜로 새로 편입된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덕분에 해외 매출이 6조4000억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121.6% 증가했다. KT&G(17.3%)와 KT(16.9%)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28개 그룹 중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이 동반 하락한 곳은 삼성, SK, LG,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진, 두산, LS, 대우조선해양, 대림, 에쓰오일, 영풍 등 13곳이다. 특히 GS(국내 매출 -10.4%, 해외 매출 -22.5%), 에쓰오일(-31%, -40.8%), 현대중공업(-21.5%, -13.6%) 등 3개 그룹은 국내·외 매출액 감소율이 둘 다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최근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었다. 15조7000억원의 매출 중 13조9000억원이 해외 매출로 비중이 88.3%였다. 한진(76.3%)과 현대중공업(74.5%)이 2~3위였고, 영풍(65.3%), 삼성(63.4%), LG(60.3%) 등이 60%를 넘었다. 에쓰오일(57.4%)과 포스코(52.9%)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 30대 그룹 중 해외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곳은 이들 8곳으로, 전년 10곳에서 GS와 효성이 제외됐다. 롯데는 백화점 외에 화학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 해외 매출 비중이 10.1%에 불과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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