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내홍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의원 복당 결정이 번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면서 친박계의 당권 장악 구상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초 유 의원 복당을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고 '쉽게' 당권을 장악하려 했던 친박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빠른 복당 결정으로 허를 찔린 상태다.
친박계는 20일 의원회관에서 복당 문제와 관련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3선의 조원진 의원을 비롯해 30여명의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회의 시작부터 비공개 방침을 정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태도를 보였다.
박대출 의원은 비공개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복당이 허용된 의원들은 의총에서 본인의 입장을 밝히고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복당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긴급회의까지 열었지만 결정을 뒤집게 할 명분이 없고 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뒤 자신의 복당을 둘러싼 당 내홍과 관련해 “의원총회가 열리면 그 때 말씀드릴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친박계의 요구가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친박계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유 의원의 사과다. 유 의원이 스스로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다고 밝혀야 친박계 자신들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를 꺾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유 의원이 금의환향 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절대 만들어 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싸움을 한다고 해도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는 사실이 친박계의 고민이다. 유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비박계의 분위기다. 유 의원의 복당으로 비박계 내 구심점이 만들어진다면 비박계 후보가 힘을 받고 당권을 차지할 수도 있다. 판세는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당권 도전을 위한 친박계의 교통정리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 의원이 직접 나오든 다른 후보를 지원하든 대부분 비박계 인사인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이뤄지면서 비박계가 더욱 세 결집에 나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비박계 후보를 물밑에서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당장 당권 도전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대표 역할도 제한적이고 본인도 당권보다는 대권에 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의원(오른쪽)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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