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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포커스)'비호감'이었던 이상민이 '극호감'이 되기까지
2016-06-14 16:14:52 2016-06-14 16:14:52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혼성그룹 룰라의 리더로 음반 100만장 판매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했던 이상민은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다. 그는 이후 가수로서의 성장보다 각종 사업이나 후배 양성에 더 힘을 썼다. 한동안 승승장구했고, 오랜 연인과 결혼에도 골인하는 등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얼마 후 사업이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였고, 사회 뉴스면에도 등장했다. 빚도 수십억원에 달했고 그로 인해 이혼까지 겪게 됐다. 측근이었던 신정환과 고영욱의 잘못도 이미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4년 전 엠넷 '음악의 신'에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낮았다. 각종 댓글에는 "이상민 보기 싫다"는 내용의 댓글이 상당히 많았다.

 

이상민. 사진/CJ E&M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민은 묵묵히 제 길을 걸었다. 모큐멘터리<흉내내다, 놀리다는 의미의 모크(mock)와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합성한 단어> '음악의 신'에서 후배 가수를 포함해 지인들, 심지어 극 중 매니저로 등장한 백영광에게도 무시를 당했다. 비록 짜고 치는 내용이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만큼 자존심도 상할 법했다. 하지만 그간 이상민은 자만심이 가득했던 과거를 한편으론 그리워하면서도 재치있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음악의 신'을 발판으로 삼아 '더지니어스' 시리즈에 출연한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으면서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2에서는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시즌3에서 3회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4회에서 김경훈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탈락하게 되지만, 자책하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퇴장했다. 당시 그의 탈락을 아쉬워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자동차 경매를 소재로 한 예능 XTM '더 벙커' 시리즈에서는 메인MC로 나와 경매장의 분위기를 한껏 올리는 역할로 진행자로서의 면모도 과시했으며, JTBC '최고의 사랑'에서는 사유리를 상대로 인간적인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상민은 꾸준히 진솔한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섰다.

 

최근 JTBC '아는 형님'에서는 빚쟁이, 이혼남의 전력으로 인해 놀림을 받는다. 부끄러운 사실일 수 있지만, 이상민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멤버들의 놀림에 웃음을 보인다. '음악의 신2'에서 역시 시즌1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내려놓고 시청자들을 위한 웃음을 전하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고 웃음을 주려하는 모습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겐 호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지상파의 출연정지가 해제된 그는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그간 쌓은 내공을 이용한 입담을 과시 중이다. 특히 MBC '복면가왕'에서는 '합리적 이성 아폴론'으로 등장해 캔의 '내 생애 봄날은'을 열창했다. 랩 파트를 주로 맡아온 그가 예상밖의 가창력을 선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간 트라우마가 있어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면서 자신의 속내를 담담히 털어놓는 진심은 많은 사람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온라인을 살펴보면 이상민에 대한 댓글은 판이하게 달라져있다. '갓상민'을 포함해 그를 지칭하는 단어도 호의적이다. 이전과 같은 악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4년 만에 그의 이미지는 비호감에서 극호감으로 탈바꿈했다.

 

룰라의 다른 멤버들이 방송가에서 활약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상민만이 홀로서기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비호감이었던 그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진심을 담은 행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다양한 이유로 물의를 빚는 연예인들이 있다. 비록 그들이 실수를 했지만 이상민의 행보를 귀감 삼는다면 다시 한 번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이상민의 약 4년 간은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 '극호감'으로도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보여준 시간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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