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KB금융지주가 손자회사로 편입한 현대저축은행을 두고 매각할지 아니면 계열사인 KB저축은행과 합병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법 상 계열사 편입시 생길 수 있는 손자회사를 2년 간 지배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재매각하거나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달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올 연말까지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고 손자회사로 편입한 현대저축은행의 합병 혹은 매각 유무를 결정할 방침이다.
KB저축은행과 현대저축은행 간 합병이 진행될 경우 올 1분기 기준 자산규모는 KB저축은행이 총 자산 9495억원, 현대저축은행 1조3818억원으로 총 2조3313억원의 자산을 기록해 저축은행업계의 자산순위 3위로 단숨에 선두권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현대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832억원으로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한데다 최근(올 1분기 기준) 1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KB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데 메리트가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합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KB저축은행의 영업권역은 서울, 경기 지역이고 현대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로 지정돼 두 저축은행의 합병은 문제없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같은 규제로 인해 J트러스트 그룹은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의 합병을 진행하지 못하고 이원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리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 비은행 부문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어 현대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 간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KB금융그룹은 지난 2012년 부터 제일저축은행(현 KB저축은행),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차례로 인수하며 비은행 사업을 꾸준하게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KB손해보험 출범 당시 KB금융은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손자회사로 편입한 LIG투자증권을 시너지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현재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저축은행과 지점, 업무영역 등이 겹치는 만큼 시너지가 적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한 현대저축은행은 장부가액만 2584억원 수준으로 매각이 진행될 경우 현대증권 인수 대금으로 나간 1조원 규모의 비용을 일정 부분 절감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애큐온캐피탈(전 KT캐피탈)이 인수한 HK저축은행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협상과정만 6개월이 넘게 진행된 바 있어 현대저축은행을 매각한다 해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 이후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발족하고 통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직 뚜렷하게 현대저축은행에 대해 매각할지 합병할지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며 "올 연말까지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그 시점에 맞춰 내부적인 검토가 진행된 후 현대저축은행에 대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가 손자회사로 편입한 현대저축은행을 두고 매각할지 아니면 계열사인 KB저축은행과 합병할지를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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