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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여성 유리천장 '여전'…네이버·한세실업 성별격차 '최소'
2016-05-30 11:22:27 2016-05-30 16:31:08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국내 500대 기업 중 네이버와 한세실업이 유리천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근속연수나 연봉, 고용률, 임원비율 등 처우면에서 남녀 간 격차가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는 생활용품, 제약, 은행에서 성별 불균형이 낮았고 석유화학,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전통적 남성 중심 업종에서는 불균형이 높게  나타났다.
 
30일 미래포럼과 CEO스코어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성별다양성지수를 분석한 결과, 네이버와 한세실업은 각각 77점을 얻어 공동 1위에 올랐다. 500대 기업의 성별다양성지수 평균은 52.1점이었다. 평균 점수는 3년간 51.7점→51.9점→52.1점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유리천장이 관행으로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다양성지수는 ▲근속연수 ▲연봉 ▲고용증가율 ▲고용비중 ▲임원비율 등 5개 항목에서 남녀 직원 간 불균형 정도를 측정한 값으로, 각 항목당 20점씩 총 100점 만점으로 집계됐다. 업계 및 기업 간 평균치와 비교해 남녀 격차가 적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네이버는 여성임원비율에서 만점을 받았고 연봉부문에서도 17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45명의 임원 중 7명이 여성임원으로 15.6% 비율을 기록했다. 500대 기업 평균인 2.6%보다 6배 높았다. 네이버 여성 직원의 평균 연봉은 5910만원으로 남성(7390만원)의 80% 수준이었다. 이 역시 61%인 전체 평균보다 19%포인트 이상 높다. 
 
한세실업은 여성임원비율과 여성고용비중에서 압도적 평가를 받았다. 임원비중은 20%로 만점을, 여성고용비중(56.4%)은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운 수치로 19점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 688명 중 377명이 여성이었다. 임원은 15명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이어 이랜드리테일(76.5점), CJ E&M(76점), 이랜드월드(75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4.5점), 신세계인터내셔날(74점), 한미약품(71.5점), 아모레퍼시픽·CJ CGV(각 70점), 코웨이·태평양물산(각 69.5점), 현대그린푸드(69점) 등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네이버와 한세실업, 이랜드리테일, CJ E&M, 이랜드월드, 신세계인터내셔날, 한미약품, 코웨이 등은 2013년부터 3년 연속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고려아연은 30점으로 성별다양성지수가 가장 낮았다. 대원강업, 계룡건설산업, 현대오일뱅크, 세아베스틸, 여천NCC, 조선내화, 한양, 대한유화, 경남기업, 세방전지 등도 40점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 석유,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중화학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이다. 실제 석유화학(44.8점), 철강(44.7점), 조선·기계·설비(43.8점) 업종은 성별다양성지수가 40점대에 그치며 6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생활용품(67.6점), 제약(61.7점), 은행(60.9점) 업종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한편, 최근 3년 간 500대 기업 남녀 직원 근속연수와 연봉 격차는 소폭 감소했다. 근속연수는 5.1년에서 4.8년으로 0.3년, 연봉은 3190만원에서 3170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여성임원 비율은 2013년 2.1%에서 2014년 2.3%, 지난해 2.6%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지만 증가폭은 미미했다. 여성직원 수는 29만2000명에서 29만3000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직원 대비 고용률은 24.8%로 변함이 없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여성직원 수가 늘고 여성임원 비율이 높아지는 등 대기업들의 성별다양성지수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체감도가 높은 연봉이나 근속연수 등에서 남성과의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성별다양성 측면의 고용환경 개선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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