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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혁 "남녀 임금격차, 경제민주화만으로는 해소 어렵다"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양성평등기본법, 여성 불평등 문제 해결에 역부족"
2016-05-12 10:30:16 2016-05-12 22:06:21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여성 인권과 언론, 교육, 정치문화 개선까지. 불과 30여분 동안 이뤄진 인터뷰였지만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당선자와의 대화 주제는 다양했다. 권 당선자는 지난 11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초부터 시민단체 등에서 여성문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의제들을 다뤄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운동과 국회의원 의정 활동의 차이를 ‘국민에게 사안이 전달되는 유무로 보인다’고 구분한 권 당선자는 “국민들이 모르는 문제들을 의제화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의원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1월20일 더민주 입당식에서 '여성들이 카페나 도서관처럼 친근하게 드나들며 차별을 상담할 수 있는 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여성 문제를 꼽는다면.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 문제, 고용의 질이 남성보다 낮은 점 등 여성들이 겪고 있는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다. 청년층이나 노인 등 취약계층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성평등·여성인권 관련 법안을 개정·제정해야 한다.

 

- 구체적으로 생각해놓은 정책이 있다면.

 

여성경제세력화를 전담하는 위원회 설립 필요성을 의정계획서에 포함했다. 대통령 직속 여성경제세력화강화위원회를 만들거나, 고용노동부 또는 여성가족부에 여성 일자리 관련 국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사회 양극화의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겪고 있다. 시간제 일자리 종사자의 73.1%가 여성이고 이들의 평균 월급은 65만원에 불과하다.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10년 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부동의 1위다. 이같은 여성들의 경제활동 불평등 문제를 경제민주화만으로는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현 양성평등기본법을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양성평등기본법이 여성들이 겪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연금수령 등 사회복지 분야에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는 부분도 중요한 문제다.

 

- 학부모와 학생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을 위한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지구활성화법’ 제정 필요성도 강조한 바 있다.

 

혁신학교를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이 결합해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보자는 취지다. 현재 교육문제, 학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만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소요되는 인적·물적 부분을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 시민들까지 협력해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각종 소양교육이나 방과후학교를 상업화되지 않는 방식으로 하거나, 지역공동체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

 

- ‘미디어 생태계를 민주화해 다양하고 공정한 여론이 보장되는 일에 당이 많은 자원을 배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언론이 지금처럼 국민들한테 불신받은 적이 있었나 싶다. 예전에는 언론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확히 사실을 알리고, 사회적 약자를 조명한다는 공적 가치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 지금은 산업논리가 들어가다 보니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보도 환경을 봐도 지상파조차도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나 공공성이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미디어 생태계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말에 동의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금까지 우리 당이 역부족이었지 않나 싶다.

 

- 미디어 환경의 바람직한 변화상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자율성 확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를 위한 법안 통과 시도가 있었는데 19대 국회에서는 안될 것 같다. 내용의 핵심은 청와대가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거나 사장 인사에 개입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당내 당선자들과 이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5인 미만 인터넷언론의 등록을 취소하는 신문법 개정안도 문제라고 본다. 대안 미디어나 디지털저널리즘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데, 이를 재개정 하겠다고 의정계획서에도 썼다.

 

- 정치혁신과 정당문화 쇄신을 표방하는 더민주 뉴파티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활동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뉴파티위원회는 ‘정당이 바로 서야 정치가 바로 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11일 초선의원 연찬회에서도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우리나라 정치는 특정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져왔고, 그렇하다 보니 정당이 허약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았나. 이런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뉴파티위원회의 기본 입장이었고 위원회의 정신을 대중들이 쉽게 느끼게 하기 위해 ‘거부 십계명’, ‘실천 십계명’을 만들었고 자체 토론회 등을 해왔는데 호응이 좋았다고 본다.

 

- 뉴파티위원회의 향후 활동 구상은.

 

당헌당규에 따라 뉴파티위원회의 활동 시한은 7월까지로 정해져있다. 다만 뉴파티의 정신은 활동했던 사람들에게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많이 물어보려 한다. 뉴파티위원회 이름으로 계속 가는 게 좋을지, 아니면 일단 없애고 다시 하는 것이 나을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활동하더라도 당리당략에 휩쓸리는 것은 자제하자는 공감대가 있다. 이른바 '계파갈등'에 휩쓸릴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생이나 국민생활에 도움되는 목소리를 내고 정당정치를 강화하기 위한 당 개혁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 의정 활동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지난달 20일 더민주 당선자대회에서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서 보니 국회의원들이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렇다. 그럼에도 왜 국민들이 국회에 부정적일까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가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3권 분립 체제라고 하지만 행정부가 힘이 센 나라 아닌가. 이를 국회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국회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많이 알려서 국민들이 '국회가 의미있는 일을 하는 곳이구나'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 권미혁 당선자 약력
 
한국여성단체연합회 대표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당선자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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