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혁심모임’이 친박계를 향해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친박계에 묻고 당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또 다른 계파 갈등의 시작으로 비춰질 수 있어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혁신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21일 친박계는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 나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쇄신과 변화를 엄격하게 실천해야 할 때 총선 패배 책임이 있는 계파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안 된다는 논리다.
황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그분들이 원내대표를 맡고 전당대회에 나가서 대표나 지도부, 최고위원 맡으면 국민이 새누리당을 어떻게 보겠나? 그리고 그것이 우리 당의 재집권을 위해 무슨 큰 역할이 되겠느냐”며 친박계 2선 후퇴를 주장했다.
황 의원은 비박계가 총선을 계기로 친박계를 '마녀사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를 가장 책임 있게 받아들이고 무겁게 받아들여야 될 분들은 친박 핵심”이라고 맞받아쳤다.
혁심모임 일원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 때 그렇게 당하고도 진박 시리즈 2탄을 다시 시작하려 하느냐”는 글을 통해 친박 핵심인 이정현 의원의 청와대 옹호 발언을 비판했다.
혁신모임이 이처럼 연일 강경모드로 나가는 이유는 아직까지 자신들에게 명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황영철·김영우·이학재·김세연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혁신모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경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들의 주장에 힘을 보탰고, 비박계 중 가장 선수가 높은 정병국 의원도 이들의 움직임에 뜻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모임이 세력화한 후 곧바로 성과를 낸 것도 기세를 올리는 배경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원유철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반대하고 당선자 총회 개최를 주장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이후 이들은 연판장을 들고 원 원내대표를 면담했고 곧 바로 '항복'을 받아냈다. 원 원내대표는 새롭게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를 구성할 것을 약속해야 했다.
혁신모임이 이처럼 급성장하는 듯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 참패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은 있지만 이들 스스로 또 다른 계파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계파 갈등의 씨앗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여당의 계파 갈등이 철퇴를 맞은 상황에서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새누리당 혁신모임'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유철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위해 원내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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