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강남권 재건축시장, '고분양가' 후폭풍 우려
3.3㎡당 3700만원 불구 1순위 마감…인근 재건축 단지 시세 ↑
"미분양 발생 및 시장·정책 변화 등 부메랑 될 수도"
입력 : 2016-04-18 16:25:32 수정 : 2016-04-18 16:49:50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지난달 공급된 '래미안 블래스티지'의 분양 성공으로 고분양가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760만원으로 책정 당시 논란이 있었지만, 우려와 달리 평균 2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됐다. 이로 인해 향후 공급될 인근 단지들의 분양가 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의 전용 59㎡A는 일반분양가가 10억원을 넘었고, 전용 49㎡는 3.3㎡당 가장 높은 6054만원으로 책정되기도 했다. 평균 2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올렸을 뿐더러 10억원이 넘는 전용 59㎡A는 67대 1의 최고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분양가 산정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 되자 인접한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까지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36㎡가 최근 한 달 새 1억원이 오르면서 현 시세가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으며, 43㎡ 역시 최고가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포주공1단지 36㎡ 시세는 현재 7억6000만~7억7000만원으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상 역대 최고가로 기록된 2009년 9월의 7억5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이 주택형은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6억5000만~6억6000만원 선이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1억원이 급등한 것이다. 이달 들어 실거래가로는 역대 최고가와 동일한 7억5000만원까지 팔렸다.
 
또, 이 단지 42~43㎡는 최근 최고 8억5000만원까지 팔린데 이어 현재 8억5000만~8억6000만원에 호가가 나오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8억6500만원(2009년 8월)에 육박한 것이다. 이 주택형 역시 한 달 전 시세가 7억5000만~7억6000만원이었는데, 현재 1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인근 N공인 대표는 "개포를 포함해 대부분의 재건축 사업이 관리처분인가 단계에서 추가부담금이 예상보다 늘었지만, 일단 현재 기준으로는 수익이 나오기 때문에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파는 송파구 잠실주공, 강동구 둔촌주공 등 재개발 단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재건축 아파트가 0.54% 오르면서 올 들어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10%)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인근 재건축 단지 가격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오는 7월쯤 일반분양에 들어갈 개포주공3단지도 역대 최고 분양가로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처음 적용키로 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공사비도 2단지보다 높기 때문에 분양시점에 주택경기가 꺾이지 않는다면, 분양가가 3.3㎡당 평균 4500만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며 "굳이 '착한 분양가'를 내놓지 않더라고 분양된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에서 고분양가는 반드시 미분양과 시장 냉각이라는 후폭풍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할 수 없는데다 고분양가 여론이 높을 경우 정부 규제정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또 고분양가에 따른 거품 형성은 국내외 경제 충격에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점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고분양가 책정으로 인한 미분양 발생의 대표적인 곳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북동의 '힐스테이트'와 '자이'다. 2010~2011년 입주해 입주 5~6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미분양이 넘쳐난다. '성복 힐스테이트'는 2008년 세 차례에 설쳐 2157가구를 분양, 2월 말 기준 485가구가 남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비슷한 시기에 공급된 '성복 자이' 역시 1502가구를 분양해 같은 기간 334가구가 미계약 분으로 남아있다.
 
원인은 높은 분양가였다. '성복 힐스테이트 2차' 전용 168㎡의 분양가는 9억5100만원으로, 3.3㎡당 1868만원에 달했다. 이 타입의 경우 공급된 154가구의 82%에 달하는 127가구가 여전히 미분양이다.
 
고분양가 책정 논란과 관련, 전문가들은 과도한 욕심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시장이 좋다고 해서 분양가에 대한 과도한 욕심은 경계해야 한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가운데, 고분양가 기조가 주택시장의 변화, 정책의 변경 등으로 이어질 경우 언젠가는 건설사에 충격을 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됐던 '래미안 블래스티지'의 분양 성공으로 침체시 시장 붕괴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래미안 블래스티지' 견본주택 내. 사진/삼성물산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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