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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업계, 백지장도 맞들자
불황 극복 카드 '협업 마케팅'…경쟁사도 '맞손'
2016-04-14 15:18:43 2016-04-14 15:38:07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유통료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카드로 다양한 협업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는 장점 아래 경쟁사 및 타 업종과도 과감히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동원F&B(049770)는 지난달 말 팔도, 세븐일레븐과 손 잡고 '동원참치 라면' 2종을 선보였다. 라면과 참치를 함께 즐기는 라면 애호가들의 레시피에 착안해 팔도와 의기투합해 개발했으며, 가격경쟁력을 위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식품업체와 협력해 찌개나 볶음밥 등으로 참치의 활용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션은 최근 롯데리아와 협업해 롯데리아·엔제리너스·TGIF·크리스피크림도넛·나뚜루팝 등 롯데리아 전 브랜드를 대상으로 하는 '롯데리아 브랜드 페스티벌'을 열고 3만명에게 '100원 치킨버거'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옥션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의 장점과 오프라인 브랜드의 인지도가 합쳐지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O2O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두고 앞으로도 여러 오프라인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빙그레(005180)는 짬뽕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선보인 스낵제품 '꽃게랑 불짬뽕'의 판매를 경쟁사에 맡긴 케이스다. 이 제품은 빙그레가 만들고 크라운제과가 판매를 담당한다.
 
스낵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지만 빙그레는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크라운제과를 통해 위탁 판매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 같은 방식을 취했다. 크라운제과는 자회사로 해태제과를 둔 것과 별개로 빙그레의 스낵 제품군까지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양사가 윈-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커피전문점들도 식음료업체와 손을 잡고 있다. 카페베네는 푸르밀·웅진식품 등에게 생산을 위탁해 컵커피 및 캔커피를 내놨다. 커피빈도 서울우유를 통해 페트병 형태의 커피 음료를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컵커피 '디스커버리' 시리즈에 원두만을 공급하고 제조는 서울우유가, 판매는 동서식품이 담당하는 삼각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정식품도 경쟁 업체인 남양유업·풀무원·동아오츠카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두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유업계에서도 이른바 '적과의 동침'이 빈번하다. 매일유업(005990)의 관계사 씨케이코앤은 일동후디스에 알루미늄 이유식캔을 납품하고 있다. 분유 시장에서 경쟁사의 관계지만 '효율성' 하나만으로 경쟁사와도 손을 잡은 사례다. 정식품도 경쟁 업체인 남양유업(003920)·풀무원·동아오츠카 등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두유 제품을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의 생산시설이나 유통망 구축 비용을 덜 수 있어 경쟁사와도 손을 잡는 다양한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물론 혹시 시장에서 실패하더라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어 이 같은 트랜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스타벅스와 동서식품이 협업한 디스커비버리 컵커피(위), 동원F&B·팔도·세븐일레븐이 협업한 동원참치라면(아래 좌).빙그레가 크라운제과에 판매대행을 맡긴 꽃게랑 불짬뽕,  사진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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