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감소에도 자서분양 증가세는 여전
자의여부확인서 발급 건수 약 20% 증가
분양률 높이기 위해 임직원 동원했다는 의혹도
입력 : 2016-04-13 11:00:00 수정 : 2016-04-13 11:00:0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지만 자서분양은 여전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에서 많이 발생했다.
 
자서분양은 자필서명을 줄여 부르는 말로 주택건설사가 자사 또는 협력업체 임직원(가족 포함)에게 주택을 분양받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분양경기가 나쁠 때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의 경우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앞다퉈 내놓는 과정에서 자서분양을 통해 분양률을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건설기업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업노조가 발급한 자의여부확인서는 총 115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961건 대비 19.9% 증가한 수준이다. 올 들어서도 1~3월 월 평균 100건이 넘어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건설사 임직원(가족 포함)이 자사의 분양물량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건설기업노조로부터 자의여부확인서를 발급받아야 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자의여부확인서 발급 실적은 곧 자서분양으로 이어진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3년 자서분양으로 인한 건설사 임직원 피해 근절을 위해 해당 건설사 임직원 분양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중도금 대출을 제외하고, 건설기업노조로부터 자의여부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키로 했다.
 
또 임직원 분양률이 5% 이상일 때는 임직원 피해를 막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대금을 직접 관리해 공사비로 사용토록 했다.
 
지난해는 주택인허가와 분양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경기가 좋았다. 이 때문에 주요 건설사의 미분양 물량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미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자서분양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전년에 비해 대폭 증가한 분양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자서분양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웠지만 워낙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낮은 분양률을 우려해 임직원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을의 눈물이 지난해 분양열기 조성에 힘을 보탰다는 말도 나온다.
 
또 ‘물 들어왔을 때 노젓자’라는 심정으로 분양 물량을 앞당겨서 무리하게 진행하다 보니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자서분양을 늘렸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건설기업노조가 지난해 집계한 자의여부확인서 보다 실제로는 더 많은 자서분양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직원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직장에 다니는 가족 명의로 중도금을 대출받을 수 있고, 협력업체 직원이 중도금 대출을 받는 경우 등은 사실상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에 쏟아져나온 분양물량 중에는 투자가치가 높아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청약에 참여한 사례도 많을 것"이라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분양률이 오른 것이지 강매를 통해 억지로 분양률을 꿰맞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택시장 호황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지만 자서분양은 여전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서분양은 자필서명을 줄여 부르는 말로 주택건설사가 자사 또는 협력업체 임직원(가족 포함)에게 주택을 강제로 분양받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 위례신도시 신축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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