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 "새 100년 투자 DNA 이식"
CIO 복귀 승부수…"원칙 지키면 멋진 보답 따를 것"
2016-04-10 12:57:35 2016-04-11 11:05:08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새로운 100년 투자를 위해 본격적인 유전자(DNA) 이식에 나선다. 회사가 쌓아온 빅데이터를 통째로 시스템화해 미래 운용자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달 초 '(가칭)돌핀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산개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연내 완성되면 5년 뒤엔 에셋플러스운용 스타일을 본뜬 자산관리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자산관리가 향후 자본시장의 주동자가 될 것이란 점에 공감합니다. 단, 정교하고 합리적이란 전제하에서죠."
 
현재 에셋플러스운용의 운용자금은 5조7000억여원 수준. 운용자금 확대로 회사가 궤도에 오를수록 깊어지는 고민은 운용 안정화다.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긴 호흡을 갖기로 한 이유다. 적어도 5년여,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회사 철학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란 판단이 든다면 그때 런칭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 회장은 말한다. "오랜 검증기간을 가지려 합니다. 급하게 밀어부치면 사고만 날 뿐입니다."
 
돌핀시스템은 지난 2014년 말 구성된 에셋플러스운용 비지니스모델리서치(BMR) 센터가 기업 밸류에이션과 지속가능성 등을 집중 분석해 축적한 집합체를 시스템화하는 작업이다.
 
8년 만에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복귀한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가칭)돌핀시스템' 구축을 위한 전산개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귀재' 강방천이 돌아왔다
 
올 초 에셋플러스운용은 승부수를 던졌다. 8년 만에 강 회장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복귀와 함께 투자재편에 나서며 업계에 존재감을 알린 것이다. 그런 만큼 복귀 성적에 부담도 큰 상황이다. 기관 자금 수익실현에 설정액은 줄었고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출렁이며 성과는 조정을 받고 있어서다. 현재 대표펀드인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설정액 7800억원대)는 연초 이후 4.8% 손실을 기록 중이다. 반면 3년, 5년 성과는 각각 24.29%, 19.75%를 시현하고 있다.
 
"연초 이후 마이너스는 과거 초과수익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관자금의 수익실현 현상이 겹쳐진 영향입니다. 좋은 조정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운용원칙은 그대로 갈 것이고 또 멋진 보답이 있을테니까요."
 
에셋플러스운용은 최근 4개월째 포트폴리오 투자재편 중이다. 강 회장은 매주 월요일 아침회의와 격주로 진행되는 모델포트폴리오(MP) 유니버스 회의에 직접 참여한다. 강 회장이 무엇보다 주목하는 것은 여전히 네 가지다. 중국, 모바일 생태계, 인구구조 변화, 주주문화다. 중국이 주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일은 에셋플러스운용 포트폴리오 제작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중국 제조업 기반 산업은 아직 위협적이고 우리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파괴하는 존재라는 게 그의 평가다. 
 
"중국의 소비는 지금 시작이라고 보면 됩니다. 과거 10년 과잉투자를 끝내고 소비주도형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양적성장은 멎었죠. 그런데 시장은 양적성장 6%냐, 8%냐 숫자만 보는 우를 범하고 있어요."
 
실제 중국의 각 산업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성장기여도가 66%를 넘어섰고, 중국의 영화관이 매년 100%씩 늘고 한국의 중국 관광객 수가 매년 20%씩 늘고 있다는 점을 봐야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 역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위협으로부터 멀어진 기업, 성장잠재력이 높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업체 등은 계속해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하드웨어 혁신을 마치고 소프트웨어 혁신 과정에 들어선 모바일 환경, 노인·1인가정 등 전체인구가 줄어도 늘어나는 특정인구, 주주친화성향 등은 멀리 보고 들여다 볼 문제다.
 
강방천식 투자고수 100년 펀드 약속한다 
 
"내 '끼'는 돈 버는 것. '좋은 기업'과의 중매를 통해 좋은 펀드만을 만드는 게 내 존재 이유입니다. 물론 좋은 기업을 만나기까지 오랜 발품을 파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죠."
 
'돈을 춤추게 하라'는 그의 10년 지침이 전제하는 것도 '좋은 기업'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고 했다. 잠시의 나태함도 용납하지 않고 투자에 경계를 거듭한 끝에서야 비로소 '강방천 종목'에 오를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후 종자돈 1억원을 불과 1년10개월 만에 156억원으로 불렸던 그의 일화가 새삼스럽지 않다.
 
고민의 뒷단엔 에셋플러스식 투자철학이 있다. 가치판단에 있어 물적자원보다 인적자원을 택하고 재무제표보다 비즈니스모델을 우선하는 것을 고집한다. 정태적 가치보다 동태적 가치다. PBR(주가순자산비율)보다 PER(주가이익비율), 절대가치보다는 상대가치를 우위에 둬 좋은 기업이라는 판단이 들면 오래 본다.
 
투자철학은 한 차례도 고친 적이 없다. 확고한 성장가치주 투자로 미래기업환경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투자에 집중한다. "100년 펀드를 약속합니다. 이론적으론 어렵겠죠. 사람은 생명이라는 유한함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만든 게 운용레시핍니다." 강 회장은 책 한권을 꺼내들며 말했다. 독일산 명품가죽을 씌웠다는 이 책은 직원들 모두가 달달 외고 다닌다는 에셋플러스운용만의 운용레시피다.
 
올해로 판교사옥 3년차를 맞은 에셋플러스운용은 지난주 꼭대기층인 11층 내부공사를 마쳤다.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만들어졌고 런닝머신과 운동기구, 전자다트 등이 설치됐다. 수면실에는 최고급 안마의자를 들였다. 즐겁게 일한 직원이 능력도 좋다고 본 강 회장이 직접 챙긴 것들이다. 최근에는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계획도 세웠다. '에셋플러스 특임자문위원'을 구성해 석유화학, 방위산업, 제지 등 각 산업에서 40~50년 역량을 쌓은 전문인력을 영입해 자문을 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3개의 특임자문위원실을 꾸려둔 상태고 연내 15개로 늘릴 생각입니다. 경제성장에 기여해 온 전문인력을 통해 매니저들은 궁금증을 풀고 고객들은 더 큰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진/에셋플러스자산운용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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