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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조성진 사장 "시그니처 안착에 사활 걸겠다"
"판매량보다 LG 브랜드 견인과 고객 신뢰에 초점"
2016-03-28 14:33:13 2016-03-28 14:33:40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G전자(066570)가 가전 '명품'을 표방하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출시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 등 혁신적인 기술과 본질 구현에 중심을 둔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통해 LG의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에 위치한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브랜드 론칭 및 신제품 발표회에서 "시그니처 브랜드가 자리잡을 수 있는데 사활을 걸겠다"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 사장은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가장 기대된다"며 "'시그니처' 브랜드로 B2C 시장을 넘어 빌트인 등 B2B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왼쪽 두번째부터)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사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다음은 조성진 사장,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사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LG 시그니처 브랜드가 초프리미엄을 표방하는 만큼 가격도 상당하다. 오늘 공개되는 제품들의 출고가만해도 2500만원에 달할 정도인데, 고급 행사장이 아닌 R&D 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조성진 사장)높은 가격 설정은 고객의 지불 가치를 보고 정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시장의 반응을 볼 필요가 있다. 이곳 R&D 캠퍼스는 디자인의 산실이자 R&D의 산실이다. 이번에 출시한 시그니처가 디자인과 기술이 같이 접목된 LG만의 특별한 제품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살려 R&D 캠퍼스를 론칭 행사장으로 정했다.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겨냥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사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시그니처가 향후 LG전자의 50년 지속 성장을 담보할 것으로 보는가.
 
▲(조성진 사장)시그니처 제품이 하나 하나 몇 대가 팔리느냐 보다는 LG의 브랜드를 얼마나 견인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시장에서 팔리는 것이 분명 중요하지만. 조사를 해보면 그런(초프리미엄) 세그먼트가 존재를 하는 것으로 나오고, 지금은 없는 세그먼트라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센텀 시스템',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등 시그니처 브랜드만을 위한 기술들이 눈에 띄는데 향후 이를 일반 가전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안승권 사장)특정 기능들과 디자인들을 반드시 넣은 디자인 콘셉이 나오고 양산까지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초기 반발이 매우 컸다. 그럼에도 시그니처 라인은 당초 생각했던 디자인이나 기능들을 어떤 난관이 있고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실현을 해야만 했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제품으로의 하방 전개는 기본적으로 해당 세그먼트에서 가격도 맞아야 하고 여러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 점들이 맞을 때는 과감히 전개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진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동 가전제품에서 어느 정도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최상규 사장)숫자를 갖고 판매 비중을 따지자면 적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판매 숫자를 늘리는 목표를 갖기 보다는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숫자로 얘기를 하자면, 시그니처 OLED TV가 1100만원이고 냉장고가 850만원 수준인데, 한국 시장에서 각각 400~500대 정도 될 것 같다. 숫자보다는 다른 가치를 봐주길 바란다. 
 
-이번에 공개한 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외에 스마트폰 등 다른 제품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 
 
▲(조성진 사장)시그니처 브랜드는 단순히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상품 기획에서 개발하는 절차가 아닌 디자인위원회에서 LG의 브랜드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까다롭게 평가한다. 이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제품의 후속이라던지 추가 제품들은 그때 그때 탄생할 것으로 본다. 
 
-시그니처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궁금하다. 
 
▲(최상규 사장)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출시하게 됐다. 백화점, 베스트샵, 대형 양판점 등에 진열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약 40여 곳에 진열을 했는데, 다음달에는 더 확장할 계획이다. 광고는 통합 브랜드 광고를 초기에 단기간 진행하고 상황을 봐서 제품별로 개별 광고도 시행할 것이다. 
 
-국내 이외에 글로벌 출시 계획도 있는데 어느 국가를 주로 공략할 것이며, 어느 곳에서의 성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보나.
 
▲(조성진 사장)우선 이달에 한국에서 론칭을 하고 6월 정도에 미국에서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유럽 등지로 순차적으로 확대해 올해 안에는 글로벌 시장에 론칭할 것이다. 가장 성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곳은 역시 한국이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이 괜찮을 것으로 기대된다. CES 때 소개했는데, 당시 현지 유통상들이 매우 열광했다. 한국과 미국 두 군데가 좋을 것 같다. 제품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 세탁기 같은 경우는 화이트 법랑 모델이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본다. 
 
-지난 16일 울트라 OLED TV를 출시했는데, 65형의 가격이 940만원이었다. 이번에 공개하는 시그니처 올레드 TV와 품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두 제품을 놓고 고민하는 고객이라면 어떤 부분에서 시그니처를 선택할 것으로 보나. 
 
▲(권봉석 부사장)시그니처 브랜드 가격 운영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데, 65형의 경우 1100만원에 초기 론칭을 한다. 하위 브랜드와 약 15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시그니처 TV는 오디오 기능을 비롯해 전체적인 제품을 구성하는 소재에서 차별화가 된다. 다만 다양한 가격대 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유사한 외관의 제품을 준비할 계획이다. 
 
-최근 소비재 가전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빌트인을 비롯한 B2B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그니처를 통한 B2B 사업 계획도 있나. 
 
▲(조성진 사장)지난 CES 때 LG 시그니처를 발표하고 2주 뒤 다른 행사를 통해 '시그니처 키친 스윗'을 공기했다. 이는 빌트인 시장에 국한해서 시장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형태인데, 한국에서는 빠르면 6~7월, 미국에서는 그보다 조금 빠른 4~5월 전문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다. 같은 시그니처를 달고 있으면서 LG 명칭을 하나는 넣고 하나는 뺀 것은 경쟁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리 스탠딩의 경우 월풀이나 일본 업체 등과 1:1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LG'가 들어갔다. 반면 빌트인은 전반적인 아이덴티티가 맞는 제품이 필요하고 주방, 거실 등 설치 장소에 따라 디자인도 다르기 때문에 별도의 브랜딩을 하고 있다. 
 
-시그니처 제품들은 디자인위원회를 통해 콘셉이 결정되고 개발이 됐다고 했는데, 개발 과정이 일반 제품과 어떻게 달랐나. 
 
▲(안승권 사장)디자인위원회가 하는 일은 제품을 제품으로 보지 않고 소비자가 생활하는 공간을 나눠서 보고 있음. 굳이 영어로 표현을 하자면 'Scene based design'으로 볼 수 있다. 거실에서는 생활 패턴이 어떻게 바뀌고 부엌에서는 어떻게 바뀌고 있고 등을 연구하고 가장 최적의 제품이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디자인위원회의 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결정된 제품들은 디자인위원회의 이름으로 각 사업부에 명령하듯이 하는 것이다. 손익은 각 사업부의 손익이 되지만 모든 최종적인 의사결정은 디자인 위원회에서 하게 되고 이곳에서 제품과 브랜드, 마케팅을 전체적으로 관리한다. 개발 과정도 각 사업부에서 결정했던 과거와 달리 시그니처는 디자인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했다. 
 
-LG 시그니처는 새로운 가전 사업의 분기점으로 보여지는데, 초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하는 시점을 언제로 보나. 2세대, 3세대 계속해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나. 
 
▲(조성진 사장)시그니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육성, 투자 등에 많은 준비가 돼 있다. 실적은 제품을 매장에 디스플레이해 보고 팔아보면서 그에 걸맞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포지셔닝 등을 조정할 것이다. 브랜드가 반드시 안착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제품의 확대 측면에서 보면 조금은 위아래로 확대할 여지를 두고 있다. 지금보다 더 힘을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계속해서 투자를 하고 제품이 됐든 제품 카테고리가 됐든 브랜드의 확장성을 고민 중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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