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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떨어진 안철수, 호남 승부 '참전' 못해
지역구서 새누리 이준석 후보와 간발의 차…더민주 황창화 후보도 거센 추격
호남은 천정배 대표가 전담…김종인 대표 비난에 주력
2016-03-27 16:35:34 2016-03-30 09:11:52
국민의당 간판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최대 전략지역으로 여기고 있는 호남지역 지원유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27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내 한 호프집에서 청년들과 정책간담회를 했다.
 
안 대표의 지역구 챙기기는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보였던 지지율이 이제는 백중세에 들어서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조사하고 <연합뉴스>가 3월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의원의 지지율은 34.9%로 이준석 후보(34.1%)를 불과 0.8%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창화 후보의 지지율은 13.9%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 안 의원이 낙선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황창화 후보는 스스로를 ‘친노 운동권’으로 자임하는 인물로 “경제파탄 정권, 분열세력 정당을 단호하게 심판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황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한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도 “안 후보의 새정치는 오만과 독선에 차 있고 어정쩡한 중도 간판을 붙이고 있으면 양쪽에서 지지자들이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사이비 새정치가 아닌 진짜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보고 싶으면 황 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도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안 대표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힘들다. 야권통합이나 연대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그는 ‘절대불가’ 방침을 고수해 왔다. 그런 태도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호남지역 유세를 챙길 경황마저 없어졌다는 것이다. 총선이 채 2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당 호남 득표율의 키를 쥐고 있는 안 대표가 서울에 묶여있는 것만으로도 더민주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빈자리는 천정배 공동대표가 대신하고 있다. 천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 내 교회·성당을 돌고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반면 더민주는 김종인 대표가 본격 선대위 체제 전환 후 첫 주말 이틀을 호남에 머물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27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두 달여 만에 다시 방문한 김 대표는 “특정인의 욕망을 위해 당이 분열했고 호남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이 정권 창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광주정신에 맞느냐”며 안 의원과 국민의당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전두환 정권에서 광주 민주화정신을 유린했던 사람이 ‘민주주의를 갈망한 광주정신’을 운운하는 것은 평화의 도시 광주를 분노케 하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의 간극을 벌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시민의 여론과 정서를 도외시한 채 ‘친노’의 대리인 자격으로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광주민심을 모독하는 행위”라며 “광주시민을 현혹하는 위장술로 우롱하지 말고 문 전 대표가 직접 나서서 당당히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영입한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의 지원에 나섰다. 김 대표가 호남에 가있는 이틀 간 경기 남양주와 분당을 돌며 ‘역할분담’을 하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김 의장과 이날 성남시 분당동 요한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린 후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뿐 아니라 제가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야권단일화 필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곳 분당도 그렇고 수도권 곳곳에 야권후보들이 나뉘어 어려운 승부를 하고 있다”며 “어쨌든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수도권 판세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단위에서 일어나는 단일화는 중앙당에서 하도록 해줘야한다”며 국민의당에 결단을 촉구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시청 문화광장에서 열린 2016 광주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다. 오른쪽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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