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관심(Attention)의 경제
2016-03-24 14:42:41 2016-03-24 14:42:4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 교수는 1950년대에 "정보가 풍부해지면 관심은 가난해질 것이다"고 했다. 오늘날, 정보는 폭발적으로 넘쳐나는 데에 비해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는 상황을 정확히 예측한 것이 아닌가 싶다. 관심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무한히 늘어나고 있는 정보 중 어느 정보에 할당하느냐의 경제적 선택 문제가 날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가령 하루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은 각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매일 10시간 이상 보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런데, 매일 새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들은 어마어마한 양으로 쏟아진다. 이제 각 개인은 자신의 제한된 시간을 수없이 많은 콘텐츠들 중 어떤 것을 봐야할지 선택해야 하며, 이는 어려운 문제가 된다. 넘치는 콘텐츠에 비해 관심은 점점 희소해지고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그렇기에 뉴스 미디어에서도 낚시성 신문 기사 제목이나 아이돌에 대한 가쉽, 소문은 의도적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기획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 방문자 수가 증가하면 광고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관심은 금전적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관심의 경제'라는 책을 출판한 데이븐포트 교수는 '관심을 기울인다'는 영어 표현이 'pay attention'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오늘날 인터넷 경제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돈을 내는(pay) 것과 같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런 관점에서 관심은 비즈니스에서 가장 귀중한 자원이 되어가고 있다. 온라인 및 모바일 비즈니스가 점점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얼마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느냐, 또 얼마나 자신의 관심을 잘 배분하느냐 하는 것은 비즈니스 성패에 중요한 문제가 됐다. 
 
실제로 검색엔진, 동영상 공유사이트, 소셜 네트워크 등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광고 예산을 집행한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연간 수조 원 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년 전인 2006년, 구글은 유튜브(YouTube)를 1조 8000억원이란 어마어마한 액수에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돈도 벌지 못하는 무료 비디오 공유 사이트를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금은 구글의 효자 사업이 되었다. 유튜브의 1년 광고 매출이 1조 7000억원에 달한다. 광고 매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사람들이 PC나 스마트폰에서 동영상을 볼 때, 사이트 체류 시간이 평균적으로 60% 가량 더 길기 때문이다. 초기의 유튜브는 동영상 길이를 2분으로 제한하였는데, 사용자들은 2분 동안 핵심 메시지를 넣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게다가 인기 동영상을 소셜 네트워크, 블로그나 다른 웹사이트에 쉽게 퍼갈 수 있도록 정보공유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도 이런 유행을 타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게 된 것이다. '강남 스타일' 유튜브 비디오는 지금도 큰 인기를 누리며 25억 회 이상의 시청을 통해 연간 약 50억 원의 광고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필자는 소셜 커머스 실증 연구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점을 발견하게 됐다. 소셜 커머스에서 상품 판매의 기간이 짧아질수록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다. 일반적인 상품 판매에서는 상품 판매 기간이 길수록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 일상적인 데에 비하면 의외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트에서 '타임 세일'이라 불리는 짧은 기간의 세일을 생각해 보면 이런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마트의 점원이 큰 소리로 제한된 시간에 한정된 수량을 값싸게 팔겠다고 하며 손님들을 모은다. 그러면 주변의 손님들은 줄을 서서 물건을 사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소셜 커머스는 이런 사업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겨다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마트의 경우에 물리적으로 점원 주변에 있는 손님이 대상인데 비해, 소셜 커머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많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높은 할인율의 제품을 준비된 물량으로 유통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소셜 커머스는 이런 관심의 경제를 바탕으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작년 11월 11일, 광군제라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일에 알리바바 그룹의 단 하루매출은 16조 원에 달하였다. 수많은 중국인들이 제한된 시간 동안 쇼핑을 함으로써 더 큰 관심의 경제가 발생했다고 할 수 있겠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 관심의 경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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