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베스트셀러 정보의 영향력
2016-03-03 10:27:42 2016-03-03 10:27:42
영국의 주력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GDP 대비 인터넷 경제 비중이 8%로 영국에 이어 G20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전자상거래 비중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고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활발한 전자상거래에서 베스트셀러 정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물을 직접 볼 수 없는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베스트셀러 정보는 다른 구매자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척도가 되기에 구매 의사결정에 좋은 참고정보가 된다. 그렇다면 이런 베스트셀러 정보는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을까? 있다면 얼마나 있고 상품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까? 인터넷과 모바일로 판매량 기준으로 한 베스트셀러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정보를 가공하여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만약 상품이 신문기사라면 실시간 조회 수 기준으로 있는 그대로 순위를 보여줘야 할까?
 
우선 오프라인 베스트셀러 정보의 효과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베스트셀러는 책이 얼마나 대중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로 활용되었다. 1895년에 창간된 미국의 문예비평지 북맨(Bookman)이 서점 판매량을 합산하여 세계 최초로 베스트셀러 목록을 작성했다. 경제학 분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책이 등록될 경우, 예상대로 책 판매가 증가한다. 특히나 새로운 작가의 신작일 경우 베스트셀러 등록 효과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경의 대형 식당 메뉴판에 'Top 5 베스트셀러' 표시를 한 실험 결과, 해당 메뉴의 매출이 15~18% 증가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라인 전자상거래에서도 베스트셀러 정보는 매출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베스트셀러 정보 특성 상, 틈새상품(Niche)보다 일반적인 상품이 고객 기반이 넓으니 베스트셀러 정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나, 실제로는 틈새상품에서의 베스트셀러 정보의 판매 촉진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일반적인 상품에 비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틈새 상품의 품질이 더 좋다는 신호를 사용자에게 주기 때문이다. 틈새상품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베스트셀러 정보가 좀 더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높은 가격, 중간 가격, 낮은 가격의 상품에 대해 베스트셀러 정보가 좀 더 유용한 것은 어떤 상품일까? 최근 필자가 참여한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대한 실험 연구 결과, 중간 가격 상품에 대한 베스트셀러 정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높은 가격 또는 낮은 가격의 상품을 구매할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상대적으로 적게 고려하여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즉, 비싼 상품을 산다면 본인의 선택에 좀 더 비중을 둔 것이 된다. 또한 싼 가격의 상품이라면 베스트셀러 정보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지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런 경영정보 분야의 연구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및 콘텐츠 유통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베스트셀러 정보의 관리는 매출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므로 정보 게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상품 판매 촉진에 효과를 높이기 위해 눈에 잘 띄는 곳에 베스트셀러 정보를 게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상품의 속성을 반영하여 베스트셀러 정보를 활용하여야 한다. 중간 가격의 틈새상품일 경우에 베스트셀러 정보의 판매 영향이 커지므로 베스트셀러 정보를 게시할 때, 이런 속성의 상품들을 주로 나타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스마트폰 앱 마켓에서 게임 앱의 랭킹(Ranking)을 출시 초기에 일부러 올리는 노력을 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셋째, 순위가 1위가 되는 것이 항상 최선인 것은 아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나 정보 제공자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1 위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홍보 또는 투자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 투자 대비 효과를 검토해 보면 2~3 위에 등록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는 베스트셀러 목록 1위에 등록되기 위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 정보 효과를 비용 대비 최대로 누릴 수 있는 2 ~ 3 위 등록 전략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전략이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부터 밤에 잠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상품과 정보의 선택이 베스트셀러 정보 및 순위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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