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반열에 오른 벤처 사업가는 물론 창업 현장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들 사이에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는 말은 격언이 됐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삼각 트라이앵글 가운데 사업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창업단계 도전자들이 한방 승부로 대박을 꿈꾸는 것과는 한참 동떨어진 현실이다.
창업 아이디어 다음 단계인 원활한 투자 유치와 마지막 단계인 기업공개 역시 창업 성공을 위한 핵심 열쇠이지만 창업 초기의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성공의 백미'로 꼽힌다. 혁신적 실패라는 고배를 마시고 재기에 나선 국내 창업가들로부터 '성공의 정석'을 들어보면 취업과 실업 이후 "창업이나 해볼까"라는 요량으로 스타트업에 나선 경우는 '백전백패'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가정신으로 똘똘 뭉친 프로급 선수들간 경연장에서 절박함이 없는 예비창업자가 들어설 곳은 없다는 말이다. 지난해 창업진흥원에서 발표한 '창업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을 하고자 하는 주된 동기로 응답자의 82.2%(복수응담)가 '창업 이외의 진로보다 더 큰 경제적 수입을 위한다'는 경제적 동기를 언급했다. 이어 취업난 및 직장전망이 불투명해서 이를 위한 대안으로 창업을 택했다는 응답이 33.4%나 차지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얻게 되는 명성과 기업경영을 통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겠다'는 자아실현동기와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화를 하기 위해서'라는 답변은 각각 3.4%와 3.0%에 불과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장으로 오랫동안 스타트업 청년사업가들을 접한 고영하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는 벤처업계 단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될성부른 스타트업들만 모아도 열에 절반 이상은 낙오하기 마련"이라며 "주변을 보더라도 생계형 창업으로 성공한 사례는 단 한 건 찾아볼까 말까 할 정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조직 규모가 비대·관료화하고 절박하지 않은 대기업보다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가진 것이 창의력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절박한 창업 기업이 혁신을 만든다"며 "이렇게 만들어진 혁신적인 역량을 대기업이 제값을 주고 산 뒤 마케팅 능력과 유통망을 지원하면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키우는 혁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남들이 한 걸 베껴서 창업해선 안 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업해야 성공한다"며 창업하기 전에 ▲평생 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면 무엇을 하면서 살겠는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가 ▲어떤 대의를 위해 살고 싶은가 등을 자문해보라고 당부했다.
스타트업의 성공시킬 수 있는 주된 요소는 아무래도 '사람'이 꼽힐 수 밖에 없다. 사업자 스스로 자신의 역량과 태도에 과신하지 않고, 팀원 등 주변인의 조언에 귀를 열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대전 유성구 ETRI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에서 ETRI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데이를 개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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