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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M&A 축포', 업계로 확대될까
울트라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동부건설·경남기업 등 기대감 고조
2016-02-11 16:27:41 2016-02-11 17:01:58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호반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인 울트라건설 인수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건설사 M&A시장이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이때문에 불투명한 건설경기에 매각시기를 조율하던 시장에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물이 한꺼번에 몰리는 적체현상으로 과잉공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울트라건설 인수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법원은 인수자금과 경영능력, 고용승계 여부 등에 대한 심사결과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적합한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호반건설은 정밀심사와 인수가격 협상 등을 거쳐 다음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100억원 중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시장 비중이 90% 이상인 호반건설은 토목, 플랜트, 건축 TBM장비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 온 울트라건설의 인수를 통해 사업영역을 다각화 한다는 전략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를 공급했는데, 신규 택지지구가 줄어드는 만큼 토목사업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인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행보가 조만간 M&A시장 매물로 출시될 중견건설사들의 흥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건설 M&A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동부건설(005960),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경남기업 등이 잇따라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최근 매각주관사를 재선정한 동부건설은 다음달 본격적으로 매각에 나선다. 작년에 이은 두 번째 도전으로, 앞서 지난해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매각가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M&A가 무산됐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연말까지 회생채무 3200억원 중 1100억원을 상환하면서 채무부담을 줄였으며 재건축 사업과 도로건설 공사를 잇달아 따내는 등 수주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매물로 나온 건설사 가운데 아파트 브랜드(센트레빌)의 인지도가 높아 주택시장에 강점을 보이고 있으며, 토목과 플랜트 사업도 영위하는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춰 건설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는 평이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은 경남기업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법정관리 중인 경남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채무를 조기에 변제해 회생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M&A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경남기업 측은 법정관리 개시 이후 300만원 이하 소액상거래 채권을 조기 변제했고 이번 회생계획상에서도 상거래채권자의 손실을 최소화했으며 기존 경영진 교체 및 임원 대폭 감축 등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만큼 M&A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앞서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소유권을 채권단으로 이전하고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도 사라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랜드마크72 PF 대주단이 보유한 5900억원대의 PF 채권은 작년 말 AON홀딩스가 사들였다.
 
이밖에 최근 두 번째 매각공고를 낸 우림건설은 오는 19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기업 두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최근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동아건설산업도 조만간 M&A시장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 매각에 나섰다가 실패한 STX건설과 성우종합건설도 올 상반기 중 다시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건설 M&A시장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면서 업계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동양건설산업 등 지난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던 건설사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인수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면 흥행도 가능하다"며 "인수자 입장에서도 옥석 가리기만 잘 한다면 괜찮은 매물을 싸게 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건설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팔리지 않았던 건설사들이 경기 전망이 어두운 올해 역시 팔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체 매물은 쏟아지는 반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대형 1~2개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인 A건설 관계자는 "시장에 매물이 많이 쌓여 있어 흥행을 자신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각가격이나 외국 자본의 참여 등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M&A시장에 군불을 지핀 가운데 동부건설, 경남기업 등 시장에 출시될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경남기업은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사진) 관련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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