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공병 취급수수료 나몰라라
2차 협상 불참 후 결렬…도소매상 "시간 끌기" 비판
2016-02-02 08:07:42 2016-02-02 08:08:31
정부의 빈병보증금·취급수수료 인상 추진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소주 출고가를 올린 주류업체들이 막상 취급수수료 인상을 위한 협의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해 '시간끌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주류제조업체와 판매상(슈퍼마켓, 편의점, 빈병 수거 업체 등) 간 취급수수료 2차 협상은 주류업체를 대변하는 한국주류산업협회의 불참으로 결렬됐다.
 
이에 따라 판매상들은 이번주 안으로 환경부에 조정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판매상 측인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주류협회가 업계 간 자율협상에 아예 응하지 않은 것은 그간 소매상들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갑질'이 얼마나 심했는지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류협회 측은 판매상들이 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잡았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에 만나 협상 시기를 조율하자는 생각에서 참석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취급수수료 인상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인상 폭을 두고 양측 의견차가 커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취급수수료는 주류 도매상 또는 소매상이 빈병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인건비, 보관비, 운반비 등을 주류제조업체가 보전해 주는 금액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빈병보증금 인상과 함께 현행 16~19원인 취급수수료를 33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했다.
 
이 취급수수료는 빈병보증금과 더불어 주류업체들의 소주 출고가 인상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주류협회는 "빈병보증금과 취급수수료가 인상되면 내년 1월부터 소주 및 맥주가격이 약 10% 인상될 것"이라며 "환경부는 일방적 보증금·수수료 인상 방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가 지난해 12월24일 빈병보증금 인상은 1년 유예하고, 최급수수료는 '업계 자율'로 결정하라고 제동을 걸었다. 주류업체 입장에서는 출고가는 출고가대로 올리고, 자신들에게 손해인 취급수수료 인상은 늦출 수 있게 된 셈이다. 
 
체인사업조합 관계자는 "현행 16~19원의 취급수수료로는 공병 분류·운송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수거하면 할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며 "하지만 주류업체들은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어 답답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개최됐던 업계 간 취급수수료 자율협상이 열렸지만 주류업체 측의 불참으로 협상이 파행됐다. (사진=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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