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 2016년 세계경제, 한치 앞 내다보기도 어려워
미 금리인상와 신흥개도국 불안, 유가 급락 등 세계경제 불안요소
2016-01-25 13:34:16 2016-01-25 17:14:36
이경태 <Korea Observer> 편집주간(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에 따르면 2008년 세계 금융경제 위기가 발발한 이후 어언 8년이 지나갔지만 세계경제는 아직도 회복 중이다. 통상적인 경기변동 사이클에서는 피크에 도달했다가 하강한 후 다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을 시기지만 이번에는 아직도 피크의 밑에 있는 것이다.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세계경제 전망은 해마다 빗나갔다. 실적치는 항상 전망치를 밑돌았다. 작년 9월 IMF는 작년도 세계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3%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불과 3개월 앞을 내다보지 못한 것이다. 올해도 IMF는 3.6% 성장을 전망하고 있으나 이 역시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IMF는 올해 3.6%로 상승하고 2019년에는 4%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망대로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세계경제는 2019년이 돼야 정상궤도에 복귀하는 것이다. 위기발생 이후에 무려 12년이 경과한 시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실적치가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세계경제가 전망기관의 상향적 성장률과는 달리 하락세를 지속한 근본 이유는 전망 시점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숨은 위험요인들이 계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1년 유로 재정위기, 2013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재정절벽, 2015년 그리스 부도위기와 중국 불안, 유가급락 등 예상치 않았던 위험요인들이 발생해 국제 금융시장을 동요시키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켰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금리인상이 미국경제와 신흥개도국에 미칠 영향, 유가급락이 산유국과 여타 국가에 미칠 영향, 점증하는 테러위협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 등은 세계경제 회복에 잠재적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작년 12월에 8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연준의 공식 입장은 노동시장에서의 유휴인력이 거의 소진됐고 물가도 2% 목표치를 향해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제로금리라는 비정상상태를 정상상태로 되돌릴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년 12월 미국의 양적완화가 중단된 이후 신흥개도국으로부터 자본이 이탈해 통화가치와 주가의 하락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실물경제활동도 둔화되고 있었다. 이번 미국금리 인상은 신흥개도국 경제불안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 우려의 중심에 브라질이 있다.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인플레는 7%에 육박하며 국제수지는 악화되고 있다.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정쟁과 만성적인 부패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연준이 양적완화로 풀린 막대한 달러를 본격 환수하게 되면 브라질이 또 다시 외환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러시아 등 주요 신흥개도국들도 대외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노정하고 있어 어느 한 국가의 외환위기가 다른 신흥개도국으로 빠르게 전파돼 세계경제에 연쇄적 위기를 불러 올 가능성도 있다.
 
최근 유가급락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순효과는 플러스일 것이다. 산유국들은 피해를 입겠지만 원유수입국들에게는 이익이다. 그러나 유가급락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고유가 시절 축적된 막대한 오일달러는 국제금융시장의 유력한 유동성 공급원이었지만 앞으로는 산유국들이 금융자산을 매각하게 될 것이며 심지어는 차입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 본 위험들은 이미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대비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을 줄이겠다는 위험회피 심리만으로도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된다. 또한 경제 주체들은 지금까지의 학습효과를 통해 숨어있는 새로운 위험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경계 심리를 지니게 됐고 이 역시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
 
올해 세계경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차원의 비상한 위험관리가 요구된다. 미 연준은 금리인상속도를 미국경제는 물론 신흥개도국경제까지도 고려해 결정하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산유국들은 유가의 과도한 하락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협력구도를 구상해야 한다. 그리고 브라질 등 취약한 신흥개도국들도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중국 상하이증시가 장중 한때 3000선이 무너지고 코스피 지수가 3.98포인트 소폭 하락해 1890.86으로 마감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거래실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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