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부진에 비상장 대형사, IPO 얘기도 '쏙'
2012년 남화토건 이후 상장 건설 '전무'
"무리한 IPO보단 실적 회복에 초점"
입력 : 2016-01-19 15:07:36 수정 : 2016-01-19 15:08:03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2015년에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아직 투자자들이 건설업에 대한 우려를 거두지 못한데다 건설사들 역시 경영상황을 공개하는 IPO(기업공개)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2년 전남 지역 종합건설사인 남화토건(091590)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4년째 건설사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진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주요 비상장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모두 보류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작년 초 포스코 측에서 상반기 중으로 프리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프리IPO는 IPO 이전에 투자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자금조달을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상장시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3월부터 시작된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사건이 그룹 전체로 확대되는 등 8개월간에 걸친 검찰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당분간은 가능성만 열어둔 분위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측은 "작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프리IPO 언급과 PIF 지분 인수 등으로 IPO 가능성이 급부상했다"면서도 "하지만 업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프리IPO를 IPO의 한 과정이라고 판단하기 보다는 자발적 체력보강 차원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도 상장이 유력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 한 인터뷰에서 "임기 내 상장을 성사시키겠다"라고 발언하면서다. 앞서 2008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까지 통과한 바 있어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실적부침이 이어지면서 상장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김치현 사장의 발언은 상장할 수 있을 만큼 성장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해 달라"며 "내부에서도 상장을 위한 계획이나 가이드라인 등 구체화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SK건설은 작년 11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기준 하향 조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장 가능성이 회자됐다. 거래소는 상장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준 가운데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을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으로 낮췄다.
 
SK건설은 작년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20% 성장한 20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매출액도 2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을 포함해 자본, 시총 등 거래소가 변경한 기준을 상회한 것이다. 하지만 SK건설도 시장 상황으로 상장을 보류한 상태다.
 
한화건설도 상장에 관해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다만 지주사 전환 등 그룹 재편과정에서 건설사를 상장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 시나리오'가 가끔 거론된 바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 역시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라고 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업계에서 상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상장 후 현대건설(000720)과 합병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 상장을 통해 현대ENG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지분(11.72%) 가치가 크게 늘어나 그룹 장악력에 필요한 현대모비스(012330) 지분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아직 IPO에 나설 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있다. 분양시장이 호황기를 누렸지만,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워 투자자들이 건설사를 반기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IPO는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진행하는 것인데, 현재 주가 상태에선 기업의 실익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 모집도 어렵다"며 "무리하게 IPO를 추진하기보단 실적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경영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사들의 유가증권시장 진출도 4년째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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