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2015년 방송가는 음식을 만들고 먹거나 아이를 키우기 바빴다. tvN '삼시세끼',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해 MBC '아빠 어디가'에 이어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까지 그간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는 누가 뭐래도 '쿡방'과 '육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방송 프로그램의 인기가 식어가면서 방송가에서는 새로운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새해가 되면서 '쿡방'·'육아'의 대안으로 떠오른 예능은 인테리어를 소재로 한 '집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집방' 예능은 각기 다른 콘텐츠와 색깔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내방의 품격' 포스터. 사진/tvN
먼저 대중의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수방사)'다. 아이와 아내에게 공간을 내줘 자신의 공간은 없는 이 시대 남편들을 위한 방송이다. MC 김준현과 정상훈, 홍진호가 건축디자이너와 함께 의뢰인의 집을 찾아가 방이나 거실 공간을 낚시터, 만화방, 당구장, 사우나 등 평소 의뢰인이 꿈꾼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완전히 바뀐 집을 본 아내가 뒷목을 잡고 분노해하는 모습이 재미의 핵심이기도 한 이 방송은 아내가 남편을 이해하는 모습을 후기 인터뷰로 드러내 감동을 주기도 한다.
JTBC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포스터. 사진/JTBC
JTBC '헌 집 줄게 새집다오(헌집새집)'는 인테리어 배틀의 형식을 띤 프로그램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대결을 벌이는 셰프에게 주어졌던 15분이라는 제한이, '헌집새집'에서는 99만원이라는 예산 제한으로 바뀌었다. 스튜디오에 그대로 재현한 의뢰인의 주거 공간을 두고 전문가와 연예인이 팀을 이뤄 경쟁을 펼친다.
노홍철의 복귀작 tvN '내방의 품격'은 인테리어 토크쇼다. 혼자 사는 인테리어 초보들을 위해 각종 실생활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전문분야로만 느껴졌던 인테리어를 쉽게 풀어내고 있다. 백종원이 김구라와 윤상 등 요리 초보를 가르치는 '집밥 백선생'과 비슷한 포맷이다. MBN '오시면 좋으리'는 김용만과 줄리엔강 등이 출연해 낡고 평범했던 시골 할머니들의 집을 새로운 느낌으로 변신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집방'이 속속 런칭하고 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이 시들어가는 '쿡방'의 자리를 완벽히 대체할지는 미지수다. 먼저 '집방'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에 너무 많은 유사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어 시작부터 소모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단순히 먹고 즐기는 것을 넘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준 백종원과 같은 스타가 과연 '집방'에 있느냐는 점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또 요리는 쉽게 집에서 따라할 수 있지만, 인테리어의 경우 장비도 다양하게 필요할 뿐만 아니라 요리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집방'이 '쿡방'의 빈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집방'이 비록 콘셉트는 좋으나, 이것만 가지고 대세 예능이 될지는 의문이다. 스타 건축가의 발견과 소재에서 오는 한계를 해결해야만 크게 성공할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프로그램으로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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