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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외교 단절…종파 갈등 최고조
불붙은 이슬람 종파 갈등
국제사회, 긴장 완화 권고
2016-01-04 15:00:07 2016-01-04 15:00:25
수니파와 시아파로 대표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과의 국교가 단절되면서 이슬람 종파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시아파 시위대들이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석방
을 촉구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일 알님르 사형을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에 주재하는 모든 이란 외교관들이 48시간 내에 본국으로 떠날 것을 요구했다.
 
양국 외교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은 것은 2일 사우디 정부가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등 반정부 시아파 관련 인사들을 테러 혐의로 사형시킨 뒤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과 총영사관을 공격한 것이 원인이 됐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를 공격해 외교관들이 아랍에미리트(UAE)로 피신했다”며 “이란이 사우디의 안보를 해치는 상황을 두고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측에서는 반박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 주재하고 있는 사우디 외교관 중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면서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사형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니파로 대표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시아파인 이란의 종파 갈등은 약 26년만에 재차 불거졌다. 지난 1987년 이슬람 혁명을 이끌었던 이란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건국 이념을 종교적으로 비난하면서 1988년부터 약 3년간 국교가 단절된 적이 있으나 이후 양국 지도자들의 외교 관계 회복으로 원만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WSJ은 지난해 사우디에서 종파 갈등으로 사망한 사람이 약 15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긴장 관계가 현재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수 많은 종교인들이 희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 사회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 총장은 “사우디 정부의 사형 결정에 대해 깊은 실망”을 표명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는 “종교 갈등 악화로 시민들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미국의 외교 참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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