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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이란 수주 지원…중동 가뭄 해갈될까
대출·채무보증 맞춤형 패키지 등 수출입은행 측면 도우미 나서
2015-10-07 15:48:38 2015-10-07 15:48:38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중동 시장에 목마른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내년에 약 1600억달러 규모의 플랜트·인프라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업계는 그동안 부진했던 중동지역 수주를 한 번에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 등 금융사의 본격적인 측면지원까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외수주길에 나설 건설업계의 어깨가 다소 가벼워 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건설 수주는 발주처의 일반 도급에서 시공자 금융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시공사가 자금 조달까지 병행하는 방식이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요 발주처인 중동국가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된 탓이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계는 일본, 중국에 비해 정부와 금융사로부터 받는 금융지원 규모가 적어 각종 해외 프로젝트 개발사업에서 움직임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해외사업의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금융사들이 보증이나 대출 등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고위험 인프라 사업에도 일본국제협력은행의 투·융자가 가능하도록 법안을 변경하는 등 건설사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란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대출과 채무보증, 이행성 보증을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기업에 발주하는 해외 기업에 대출과 보증 등 금융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4일에는 현대건설(000720), 대림산업(000210), 두산중공업(034020), 삼성엔지니어링(028050), 한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희림(037440) 등 국내 건설사들과 함께 이란 현지에서 '한-이란 비즈니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이란 석유부, 도로도시개발부, 에너지부, 투자청, NIOC(국영석유회사), TAVANIR(국영전력회사) 등 주요 정부기관과 발주처가 대거 참석해 실질적인 수주 협상의 장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재형 대림산업 이란지사장은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이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수은의 적극적인 금융지원 의사 표명은 이란 내 사업기회를 선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자본이나 대출 등 직접투자보다는 보증 위주로 30~40억달러 규모로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자금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앞두고 금융사의 측면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건설업계의 중동수주 가뭄이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SK건설 시행한 쿠웨이트 원유집하시설 및 가압장 모습. 사진/SK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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