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노동 5법'을 다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재가동됐지만, 야당이 내세우는 노동 법안을 정부·여당이 거부하면서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청와대의 '직권상정' 압박이 거세지자 법안 심사 무용론까지 나왔다.
16일 환노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6가지 법 개정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야당이 강조하는 노동조합법·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먼저 논의됐다. 여당이 연내 처리를 주장하는 기간제법·파견법·산재보험법·고용보험법도 안건에 포함됐다. 여야가 저마다 노동개혁을 위해 꺼내든 법안들이다. 특히 새누리당이 지난 9월16일 당론으로 발의한 '노동 5법' 가운데 기간제법 등 4개 법안은 처음 안건으로 올라왔다. 야당이 '노동개악'이라고 반대하면서 지난 9일 끝난 정기국회에선 법안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는 시작부터 이견을 보였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노조법을 두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공격적 직장폐쇄,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막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실 관계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 활동에 대해 정부·여당은 '노무관리가 어렵다''시간이 걸린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정당한 근거나 명분도 없이 반대한다"며 "새누리당의 노동 5법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년고용촉진법을 바라보는 시선도 정반대였다. 청년고용촉진법 개정안은 공공기관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게 한 의무를 민간 대기업에도 적용하도록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012년 당론으로 발의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실 관계자는 "민간 기업의 인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 청년 고용 의무화는 공공기관이라는 특수성에도 헌법재판소에서 5대 4로 간신히 합헌 판결이 났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어깃장을 놓으면서 줄다리기는 이날 오후까지 이어졌다. 결국 기간제법·파견법 등은 심사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직권상정 논란도 여야 갈등을 부추겼다. 청와대가 노동 5법 등 쟁점 법안을 직권상정하도록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요청한 것이 야당을 자극했다.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가 소위에서의 논의를 무력화하는 직권상정을 요구하면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은 "직권상정은 최후의 수단이다. 법안심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환노위는 오는 23일 다시 법안소위를 열어 나머지 법안들을 논의한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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