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3일에 실시되는 20대 총선과 관련해 예비 후보자 등록이 15일부터 전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안이 마련되지 않아 ‘링 없는 싸움’으로 벌어지는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구 조정이 불가피한 곳에 출마를 결심한 정치 신인들은 어느 지역에 선거운동을 집중해야 하는지 난감한 상황이다. 말 그대로 정치 신인들은 골대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공을 차야 되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 246개 지역구 선관위는 이날 일제히 내년 20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에 들어갔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내년 3월 23일까지 진행된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오후 3시 기준으로 246개 선거구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인원은 총 132명이다.
예비후보자로 등록되면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지지 호소, 홍보물 발송 등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명함 한 장 돌리지 못했던 정치 신인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 운동을 어느 동네에 가서 해야 될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골대가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공을 차야 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예비후보자들은 모두 기존 지역구 선관위를 찾아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다.
특히 나중에 지역구가 분구되고 조정되면 기존 선거구에 예비후보자 등록을 한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지역구에 제출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삭제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지역구에 다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해야 되는지 등의 준비가 없다는 것이다.
인천 연수구에서 분구가 예상되는 송도국제도시 출마를 결심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은 통화에서 “선거구가 분구되면 기존 선거구인 연수구로 등록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봤는데 부칙 같은 것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민 전 대변인은 아울러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대강 송도가 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느 동이 따라오는지 알 수가 없다”며 “그 동네에 대해 선거운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구가 예상되는 김포시에 출마를 선언한 이윤생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도 통화에서 “명함에 선거구를 명시하고 동네를 명시해야 선거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데 현재는 김포시라고만 적어 놓고 다닌다”며 “유권자들 입장에서도 우리 동네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고 선거구 획정이 결정되지 않아 일대 혼란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여야는 아직까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정의화 의장은 이날 여야 대표단을 불러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오전 11시부터 회동을 가졌지만 오후 4시 현재까지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이달말까지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직권상정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선거구가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는 막겠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직권상정의 시점을 묻는 질문에 “법적으로 입법 비상사태라고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시점, 그러니까 연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특단의 조치가 ‘직권상정’이냐는 거듭된 물음에 “그렇다”라며 “오늘 정개특위가 만료되고 여러가지 상황도 점검해봐야 하지만 어차피 의장이 결단해야 하는 상황은 다가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선거구 획정안 마련 문제는 여야가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연말까지 가서야 정 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처리될 전망된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20대 총선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가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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