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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뛰어든 '스마트카' 시장, 현대차의 경쟁력은
2015-12-13 10:38:09 2015-12-13 10:38:09
[뉴스토마토 강진웅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카 시장에 뛰어들며 현대차그룹이 또다른 거대한 도전자를 맞게 됐다. 점차 자동차와 IT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핵심 기술 확보가 핵심이다. 대규모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 구축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9일 2016년도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전사 조직에 ‘전장사업팀’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단기간 내 전장사업 역량 확보를 목표로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계열사간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의 자동차 사업 진출로 바빠진 곳은 현대차(005380)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18년까지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상당부분 투자가 이뤄졌고, 기술 확보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현대차의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저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목격됐기 때문에 현대차로서는 방심할 수 없다.
 
지난달 22일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시연됐던 현대차 제네시스의 자율주행 선행기술 도로 시연 모습.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차량 IT 기술, 연구건물 신·증축, 스마트카 부품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형 자동차 개발 및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기술력을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로 여겨지고 있어 취한 조치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는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해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도 직접 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사업 진출 발표가 있던 날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차량 ‘EQ900’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EQ900에 각종 첨단 기술을 탑재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EQ900에 탑재된 핵심 기술은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능동적으로 차간 거리를 제어하고 차선을 유지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이다. 또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SBSD),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 등의 첨단 기능도 국산차 최초로 적용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서울 영동대교 북단에서 코엑스 남문까지 약 3km 구간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이 탑재된 제네시스 차량의 실제 도로 주행이 시연됐다. 현대차는 주행 차선 유지, 서행 차량 추월, 기존 차선 복귀 등 실제 도심 주행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공개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에도 지난 2009년부터 참가하고 있다.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012330)도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최초로 다음달 열리는 2016 CES에 참가한다. 현대모비스는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관련 부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삼성과 기술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도 이미 자동차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우디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의 다른 계열사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차량용 전장부품을 직접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삼성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까지 직접 제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한 발 앞서나간 구글과 애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결국 양 사가 경쟁과 함께 협력 관계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자동차 업체간, 자동차 업체와 IT 업체간의 협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IT 분야는 스마트카에서 상호 협력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현대차와 삼성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경쟁력을 보여줬기에 힘을 합친다면 개발 비용을 줄이는 등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 1월 2015 CES에 참가했던 모습. 사진/ 현대차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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